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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운동회

계주선수

by 별새꽃

만국기가 걸리고 신난 아이들 머리에는 흰띠와 파란 띠를 묶고 분주하게 친구들과 손을 잡고 다니며 각자 백군팀과 청군팀에 자리를 잡고 응원 도구를 흔들며 응원을 한다. 다양한 경기가 있는데 공굴리기, 대박 터트리기, 이인 일조 달리기 , 남자들의 기마싸움도 재미있었다.줄다리 대결은 응원의 대결이기도 했다.밀리고 당기는 짜릿함 즐겁게만 했다. 한꺼번에 앞으로 밀려 쓰려지고 뒤쪽에 줄을 잡고 있는 친구가 힘이 빠져 엉덩방아를 찧고 누워서 끝까지 줄을 잡고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결국에는 개 끌려가듯이 딸려가는 모습이 폭소를 자아냈다. 져서 씩씩 거리는 친구 그리고 이겨서 기쁜 나머지 메롱을 날리면 진 친구들이 따라가 꿀밤 세례를 당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웃음을 주었다.


운동회에 빠질 수 없는 부채춤에서 난 늘 앞에서 춤을 추는데 몸치고 해서 춤은 엉성 한복은 작아서 깡총 참 볼쌍 사나웠다.부채춤은 화려했고 여자 아이들에겐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옛날 운동회는 동네 잔치였다. 동네 어르신도 모시고 운동장 가장 자리에는 솥단지가 걸렸다. 국밥을 팔기도 하고 풍선도 팔고 평소에는 보지도 못했던 장난감들이 어린 우리들을 유혹했다. 엄마가 왔기에 어른들 보는 앞에서 사달라고 조르면 엄마들은 사줄 수밖에 없다. 장난감을 가지고 신나서 아이들에게 장난치는 친구가 얼마나 얄미웠는지 모른다.


청군 백군 지금도 여전히 두 편으로 갈린다.

그때는 참 다양한 경기도 많았고 상품도 많았다.

공책 ,연필 그리고 어르신들에게도 뽑기를 해서 상품을 주었는데 아마도 바가지 대야 생활용품을 준 듯 싶다.

아버지들의 줄다리기 그리고 달리기는 참 재미있었다.

아버지들의 달리기는 다양한 웃음을 주었다. 넘어지고 신발 벗겨지고 바통터치를 잘못해서 엉뚱한 사람이 달리다 한 참 뛰다가 이상해서 중간에서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엄마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 점심을 먹고 친구들끼리 공책 몇개 받았냐고 물으면서 다녀기도 했다. 어떤 아이들은 짜장면을 먹는 운 좋은 날이기도 했다.

국밥이라도 사주면 그날은 호강하는 날이었다.


달리기 하면 모든 경기에 나가서 1등을 해서 공책과 연필을 제일 많이 받아 자랑도 많이 했다. 계주에서 이긴 팀에게는 공책이 한권도 아니라 여러권을 주었기에 운동회 날은 나의 잔칫날인 셈이다. 신나게 한아름 안고 엄마에게 달려가 자랑하는 기분은 날아갔다.


소풍은 늘 같은 곳으로 갔다. 저수지 근처나 솔밭으로 가는데 그때는 엄마들이 도시락을 싸서 함께 소풍을 가는데 안 오시는 엄마들도 많았다. 나이가 또래인 조카가 았어서 함께 가는 소풍날에 군인인 형부가 김밥과 사이다 그리고 삶은 달걀을 엄마와 언니 대신 가져다 준 기억이 지금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다 김밥을 싸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고 어떤 친구들은 맨몸으로 와서 친구들 도시락을 뺏어 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들이 다양한 김밥을 먹는 재미가 더 컸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할거 같은 손수건 돌리기 걸리면 엉덩이로 이름쓰기 보물찾기 오전에는 반끼리 놀고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장기자랑을 하는데 한 반마다 대표를 정해서 나가는데 난 주로 실로폰 연주를 많이 했는데 실수를 많이 해서 창피함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면 친구들은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면 기가 살았다. 장기자랑에서 1등을 하면 선물도 주었지만 소풍에서는 선물을 받지 못하는 나여서 기가 죽었다.


아이들이 줄맞춰 손 잡고 나란히 걸어갔던 소풍길은 이젠 놀이공원으로 버스를 타고 가고 운동회에도 예전같지 않게 큰 행사라기 보다 소규모로 변했다


거창한 소풍도 운동회도 아니었지만 지난 추억이기에 마냥 신났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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