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사나 정보라도 내 입에 붙지 않으면 그것은 남의 지식일 뿐이다. 그래서 이번에 만든 시스템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세상의 뉴스를 내 말투로 바꿀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직접 소리 내어 연습할 수 있다면 어떨까?”
1. 내 문체를 학습하는 AI: '나다움'을 입히는 과정
이 시스템의 첫 번째 핵심은 ‘재작성’이다. 단순히 기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 시트에 미리 저장해 둔 나의 브런치 글들을 샘플로 삼아 AI(Gemini 2.5 Flash)가 나의 문체를 학습하도록 했다. 뉴스 기사의 딱딱한 문장이 내가 평소 사용하는 친숙한 말투로 바뀌는 순간, 정보는 비로소 나의 맥락 안으로 들어온다.
2.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익히는 '인터랙티브 리터러시'
두 번째 핵심은 ‘음성 인식 기반 피드백’이다. AI가 내 말투로 바꾼 글을 화면에 띄워 주고, 마이크를 켠 뒤 읽기 시작하면 AI가 내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정확하게 읽은 단어는 초록색으로 변하고, 발음이 틀리거나 막히면 다음 단어로 넘어가지 않는다. 단순히 눈으로 읽는 문해력을 넘어, 입의 근육이 단어를 기억하게 만드는 ‘체득’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 자주 들었던 ‘입을 트이게 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여기에 영어와 중국어로의 실시간 번역 기능까지 더하면 외국어 학습 도구로도 확장할 수 있다.
3. 만드는 과정에서 마주한 '판단의 순간들'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기술적 허들도 넘어야 했다.
보안과 권한: 웹으로 배포하는 과정에서 크롬의 마이크 권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컬 HTML 방식으로 우회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예외 처리: 기사 속 괄호나 특수 기호 때문에 시스템이 멈추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호는 무시하고 넘어가 달라”는 정교한 요청을 추가했다.
기술의 선택: 최신 모델인 3.0 대신, 현재 작업 난이도에 더 적합한 2.5 Flash 모델을 선택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 모든 과정은 개발 지식이 해박해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다. AI에게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지 끊임없이 실험하고, 판단하고, 지시한 결과였다.
AI가 뉴스를 내 말투로 바꿔 주고, 내가 읽는 속도에 맞춰 반응하는 이 작은 시스템은 나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이제 리터러시는 단순히 정보를 잘 읽는 능력일까?
예전의 문해력이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이었다면, 지금의 문해력은 나에게 필요한 도구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안에서 생각을 다듬어 가는 능력에 가깝다. AI와 협력해 정보를 다시 쓰고, 그것을 내 목소리로 말해 보는 과정. 그 반복 속에서 남의 지식은 조금씩 나의 언어가 된다. 어쩌면 지금 시대의 문해력은 텍스트를 읽는 능력과 동시에 나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는 능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