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묘한 순간이 있다. 조언은 넘치는데, 정작 무엇을 고쳐야 할지는 모르는 순간이다.
이력서를 다시 읽어 보고, 채용 공고와 비교해 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문장을 고친다. 이 과정은 늘 비슷하다. 다만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뿐이다.
최근 나는 이 반복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뤄보기로 했다. Gemini API를 활용해 이력서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주는 두 가지 AI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나는 목표 직무 기준으로 이력서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는 ‘직무 피드백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채용 공고와 내 경력을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분석하는 ‘공고 매칭 시스템’이다.
하지만 시스템을 만들며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AI가 얼마나 정확하고 똑똑한 답을 하느냐가 아니었다. 사용자가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인가. 다양한 평가 결과를 제시하고 사용자에게 판단을 하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나는 AI에게 단순히 “이력서를 검토해 달라”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대신 다섯 가지 기준을 먼저 정했다. 경력 기술의 명확성, 핵심 역량의 연결, 성과의 수치화, 직무 적합성, 그리고 개선 행동. 특히 하나의 항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설계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은가.”라는 액션을 요청한 것이다.
점수나 평가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다음 행동이다. 교육학자 존 듀이는 이런 과정을 ‘반성적 사고’라고 불렀다. 무엇이 부족한지 묻고, 그 이유를 찾고, 다음 행동을 정하는 사고방식이다. 나는 그 구조를 AI 시스템 안으로 옮겨 보았다. 단지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수행해야 하는 행동 지침을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또 하나 있었다. 현실의 데이터는 생각보다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채용 공고 중에는 텍스트 복사가 막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이미지 캡처만으로 공고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다양한 제작 경험으로 이제 기술적 제약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었다.
시스템을 만들며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동안 이력서를 고치고, 공고를 분석하며 들였던 수많은 수고는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쌓인 감각이 지금은 질문 구조가 되었고 그 질문 구조가 시스템이 되었다. 과거의 노동이 체득이 되었고, 그 체득된 감각이 이제 기술 위에서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코딩은 더 이상 큰 장벽이 아니다. AI라는 엔진은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남은 질문은 하나다. 당신의 경험 중 무엇을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가. 그 순간 우리는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움직이는 설계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