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라면 컴퓨터실에서 한 번쯤 해봤을 ‘한글 산성비’ 타자 연습. 그 추억의 게임을 오늘, Google AI Studio로 다시 만들어봤다. 이 문장을 쓰고 나서야 이상함을 느꼈다. ‘다시 만들어봤다’는 말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이라면 이건 ‘배워야 할 영역’이었다. 언어를 익히고, 로직을 짜고, 오류를 잡는 시간의 문제. 하지만 오늘 내가 한 일은 조금 달랐다. 나는 코드를 짠 게 아니라, 장면을 설명했다.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긴장감이 필요한지, 어떤 흐름으로 게임이 흘러가야 하는지. 그 결과, 하늘에서 단어가 떨어지고 입력 속도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는 하나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결과물은 ‘러버블(Lovable)’ 같은 특정 로우코드 툴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Google 계정만 있으면 누구든 이런 게임하나는 뚝딱 완성할 수 있게 됐다.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결과물은 예상보다 훨씬 ‘완성된 형태’에 가깝다. 모던한 다크 모드, 직관적인 스코어보드, 그리고 게임으로서의 긴장 구조까지. 나는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다. 대신, 한글 산성비를 만들고 싶다고 말을 전달했을 뿐이다. AI가 그 말을 이해하고 기본 기능을 만들었고 난 수정을 요청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
그동안 ‘코딩을 할 줄 아는가’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순서가 바뀌었다. 먼저 필요한 건 구현 능력이 아니라, 상상력의 해상도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지. 그다음에야 도구는 따라온다.
이 변화는 단순한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다. 도구가 쉬워진 것이 아니라, 생각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Google AI Studio를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기능이 아니라 속도였다. 생각이 곧바로 형태를 갖는 속도.
이 속도는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제 더 이상 “못 만들어서 못 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내일은 Google AI Studio에서 뭘 만들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