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아침 9시 30분, 메일함에 익숙한 제목의 메일이 도착했다. 'AI Intelligence Report - 2026년 1월 24일 토요일'. 내가 만든 AI 뉴스 메일링 서비스다. 정확히는 Gemini에게 부탁해서 만든.
시작은 단순한 불편함이었다
매일 아침 AI 관련 뉴스를 찾아 헤매는 게 귀찮았다. 산업 동향은 이 사이트, 교육 소식은 저 블로그, 정책 뉴스는 또 다른 곳. 흩어진 정보를 모으는 데만 30분은 걸렸다. '이거... AI한테 시키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Gemini와 나눈 대화 몇 번으로 메일링 서비스가 완성됐다. 매일 아침 9-10시 사이, AI 산업·교육·정책 카테고리별로 엄선된 뉴스 3개씩. 거기에 각 카테고리별 인사이트까지. 그리고 모든 데이터는 구글 시트에 자동 저장되어 언제든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매일 아침 자동으로 뉴스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정리해서 보내주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Gemini에게 단지 이렇게 말했다. "매일 아침 AI 뉴스를 카테고리별로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데이터는 시트에 저장됐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Gemini가 어떤 카테고리가 필요한지, 몇 시에 받고 싶은지, 어떤 형식이 보기 좋은지. 내가 답하면, 코드를 짜주고, 설명해 주고, 에러가 나면 고쳐줬다. 마치 옆에서 함께 만드는 것처럼.
그런데 이 메일링 서비스를 만들면서 생각했다. 이건 놀이일까, 노동일까, 창작일까? 분명 '필요'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의 설렘, 에러를 해결했을 때의 쾌감, 매일 아침 내가 만든 시스템이 작동하는 걸 보는 뿌듯함. 이건 분명 '놀이'의 감각이었다. 그리고 이 놀이는 '만들기'와 연결된다. 인간을 '호모 파베르(Homo Faber)', 즉 '도구를 만드는 인간'으로 본 앙리 베르그송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고, 개선하는 것.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AI 시대에 우리는 다시 '만드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코드를 직접 짜지 않아도,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도. AI와 대화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건 '내가' 만든 거다. 내 필요에 딱 맞춰진, 나만의 도구다. 시중에 완벽한 뉴스레터 서비스가 많다. 구독하면 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정확한 카테고리, 정확한 시간, 정확한 형식은 없었다. 그래서 만들었다. 그리고 이 '만드는 경험' 자체가 값지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상상하고, AI와 협업해서 현실로 만드는 과정. 이건 단순히 도구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에게 어떤 또 다른 불편함이 있을까? 매일 반복하는 지루한 작업? 찾고 싶은데 없는 서비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기능?
"이런 걸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걸 바로 만들어 보면 된다. 완벽한 기획서가 필요 없다. 대화하듯 설명하면 된다. AI가 물어볼 것이고, 내가 답하면,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에러가 나도 괜찮다. 다시 물어보면 된다. "이런 에러가 났는데 어떻게 고쳐?"
결국 이건 '놀이'다. 호모 루덴스와 호모 파베르가 만나는 지점. 재미있게 만들고, 만들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또 만들고. AI는 나의 협업자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개발자가 아니어도, 나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한번 만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 재미있을 것 같은 것,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무엇이든. 놀이하듯 만들고, 만들며 노는 것. 어쩌면 그게 AI 시대를 사는 우리의 새로운 방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