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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운영의 5가지 금기를 깨다

페이스북 운영 실무 가이드 #3

페이스북 운영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귀가 솔깃해지는 금기에 놀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페이스북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몰랐기 때문에 무모해서 실패했던 경험도 많지만
그래서 알게 된 사실도 적지 않았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론 그렇게 되었던
그래서 오히려 더 독특해질 수 있었던 5가지의 경험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1. 하루에 세 번 이상 업데이트하지 마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하루에 12번씩 업데이트를 했다.

소개하고 싶은 좋은 컨텐츠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고,
모 전자회사처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가 어떤 것들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100개의 ‘좋아요’를 얻는 컨텐츠가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후에는 그런 내용과 형태의 컨텐츠들을 ‘코너화’하면서 조금씩 ‘도달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너무 잦은 업데이트는 스팸으로 보일 수 있는게 맞다.
1년 쯤 후, 페이스북이 자리를 잡으면서 함께 일하던 인턴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그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자 각각의 게시물이 받는 ‘좋아요’와 ‘도달율’이 그 빈자리를 가뿐히 메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 잦은 업데이트가 필요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단순한 홍보글이 아닌,
사람들의 니즈를 찾기 위해 진정성 있는 내용들을 올렸기 때문에 ‘스팸’이라는 오해를 덜 받을 수 있었다.


일방적으로 ‘원칙’이나 ‘노하우’를 부정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지 ‘전문가들이 그래서’라면 한 번쯤은 의심해보라.
그들도 오랜 시행착오 끝에 그런 노하우를 얻었을 것이지만,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와 배경은 각각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2. 이미지는 ‘직접’ 올려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거나 ‘공유’ 기능을 통해 링크를 올리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의 차이는 도달율의 차이에 바로 반영된다.
한 번 공유된 글은 원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공유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페이지들이 저작권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직접 이미지를 올리곤 한다.

하지만 나는 차라리 ‘공유’와 ‘도달율’을 포기하더라도
저작권이 해결되지 않은 컨텐츠는 ‘링크’를 통해 소개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원본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핵심적인 내용만을 소개하거나 ‘질문’의 형태로 컨텐츠를 올렸다.

그런데 그 결과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공유’의 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좋아요’와 ‘도달율’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원 출처로의 링크를 유도하다보니 해당 블로그나 사이트가 ‘트래픽 초과’로 다운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컨텐츠를 소개해달라는 메시지가 심심찮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라오는 컨텐츠를 선별하는 ‘안목’에 대한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소탐대실,
인기있는 사진이나 컨텐츠를 ‘큐레이션’이란 명목으로 재가공해 올리면 당장은 ‘좋아요’ 수가 폭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페이스북은 일단 ‘카피’가 쉽다.
중요한 건 그 페이스북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그곳을 찾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독특함에 대해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설혹 ‘텍스트’만 올린다 해도 사람들은 기꺼이 찾아올 것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커뮤니티 페이지들처럼 이미지를 그대로 다시 업데이트했다. 공유도 쉽고 읽기도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만든 컨텐츠는 아니지 않은가?


3. 한 번 올린 게시물은 절대 지우지 마라!


페이스북은 자유로운 컨텐츠 수정이 어려운 SNS다.
지금도 한 번 올린 이미지는 변경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 잘못 올릴 수도 있고,
내용이 문제가 되거나 부정적인 반응으로 컨텐츠 자체를 통으로 내려야 할 일이 종종 생기곤 했다.


하지만 한 번 올린 컨텐츠를 지우게 되면 페이스북 자체의 알고리즘에 따라 이후의 노출(인게이지먼트라고 들은 것 같다)에 영향을 받는다는 전문가의 글을 읽고 식은 땀을 흘린 적이 있다.
페이스북은 ‘올리는대로’ 보여주는 착한 매체가 아니다.
자체의 알고리즘에 따라 타임라인에 노출되는 빈도를 스스로 조율한다.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올렸다 내렸다 하는 페이지를 좋게 볼 수 없는 것이다.

2,000라이크에 흥분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땐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마웠다. 지금의 6만과 그때의 2,000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페이스북 운영의 ‘본질’을 생각하니 쉬운 답이 나왔다.
유익하지 않거나 문제가 되는 글을 ‘도달율’ 때문에 그대로 둘 순 없는 법이다.
최근까지도 ‘좋아요’ 수가 현저히 떨어지거나,
정확한 피드백을 받은 글들은 하루에 두세 번이라도 바로 내리곤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도달율은 오히려 늘었다.
기업들의 페이스북 페이지 도달율이 20% 아래를 밑돌며 운영자들이 볼 멘 소리를 할 때도 개별 게시물의 도달율이 대부분 100%를 넘겼다.


가장 중요한 건 컨텐츠의 질이다.
유니타스브랜드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종종 얻는 부정적인 피드백은 대부분 이런 것이다.
“유니타스브랜드가 어떻게 이런 컨텐츠를 올릴 수 있죠?”
의견이 다른 것이라면 이런 질문은 이슈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환영하는 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그렇다면 깨끗이 내리곤 했다.
이것이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관계를 맺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이런 경험을 통해 깨우친 셈이다.


4. 페이스북 글은 무조건 짧게 써라!


사람들은 말한다.
페이스북에선 ‘절대로’ 긴 글을 써선 안된다고.
나도 이 생각에 공감하고 동감한다.
안 그래도 바쁜 사람들,
타임라인을 빛의 속도로 스크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망설여지는 글이 바로 텍스트로 가득한 ‘긴 글’이다.


하지만 이견이 있다.
언제나, 항상 그럴 필요는 없다.
때로는 필요하다면 ‘긴 글’을 써야할 때가 오곤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볍게 담소를 나눌 때도 있지만,
때로는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긴 대화를 이어가야 할 때도 있다.
늘 그렇게 대하는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가끔씩은 그런 대화를 통해 더 깊은 관계를 확인하기도 하는 법이다.


여전히 짧고 위트 넘치는 글은 페이스북에서 유효하다.
그러나 가끔씩은 진지해져도 된다.

소치올림픽을 바라보며 느낀 혼란스러움을 ‘다이어리’ 형태의 글로 직접 올렸다. 때로는 도저히 핵심만 말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5. 지나치게 솔직하면 위험하다?


어느 날, 팬 중의 한 분이 저작권과 관련해 유니타스브랜드 페이스북에 실망했다는 내용의 글을 알려주셨다.
외부 이미지라 해도 출처만 분명히 밝히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즉각 해당 그룹과 글 올린 사람에게 사과의 글과 메시지를 보냈다.
원 저자에게도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고,
그 중 한 분은 별도로 인터뷰를 요청해 그 내용을 페북에 그대로 실었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을 진솔하게 게시물 형태로 업데이트했다.


이후로 자체 컨텐츠가 아니거나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닌 경우는 모두 ‘공유’의 형태로 글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위의 이미지는 이에 관한 사과의 글과 댓글을 캡쳐해 올린 것이다.
이해하고 공감하고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또 어떤 분은 그동안 쌓인 실망감을 그대로 표출한 분도 계셨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깊은 신뢰의 관계가 만들어진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메시지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 분이 창간호 구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적도 있다.


페이스북, 아니 SNS는 정말이지 양날의 검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쉽고 유용한 소통의 도구였다가도,
어느 순간 백만? 안티가 되어 구름처럼 몰려드는 경험을 하며 진땀을 흘린 적도 여러 번이다.
차라리 거리를 두고 필요한 내용만 전달하는 게시판으로 쓰는게 나을거라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SNS가 아니지 않은가?
페이스북이 홈페이지와 다른 가장 큰 이유를 버린다면 이를 활용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솔직할 거면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게 차라리 낫다.
그게 두렵다면 SNS를 닫는게 낫다.
그리고 솔직함에 지나침이란 없다.
어쩌면 이것이 원칙을 깨라며 쓰기 시작한 이 글의 새로운 ‘원칙’이나 ‘금기’일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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