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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스텝 저자 박요철입니다
Dec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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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의 식당에서 일하기 전 인근 부대찌개 집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의 힘들어지자 모아둔 지금의 순두부 가게에서 홀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죠. 하지만 저는 가끔씩 이전 가게를 찾아 도울 일이 없는지를 묻습니다. 심지어 4수 중인 아들도 금요일 하루는 그 가게에서 알바일을 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걸 좀 배우라는 의미에서엿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의 식당에선 조금 매몰찬 사람으로 불리는 모양입니다. 빡빡이 주방장도, 홀에서 일하는 이모님들도 '그만 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실제로 최근엔 그만 두겠다면서 계속 다니는 이모님의 후임을 구하고 말았습니다. 사람을 뽑았다고 하니 이모님은 매우 놀란 눈치였습니다. 같이 일하는 이모님들이 계속 일하게 하자고 해도 저는 단호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분들이 결국 식당 분위기를 흐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쓴 짐 콜린스는 사업이란 결국 회사라는 버스에 적절한 사람을 태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태운다는 말은 내리게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문화가 다르고 규모가 커도 결국 사람입니다. 장사도 사람입니다. 그러니 제가 가진 양면성은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 따뜻할 때와 차가울 때를 구분해서 처신하는 것도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순두부 가게는 장사가 안되는 금요일도 너무 바빠 주방장이 날뛰고 있습니다. 문득 '극한 직업'의 다음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장사가 왜 잘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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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름입니다. 콩국수의 계절이죠. 그런데 본사의 압박으로 마지못해 낸 순두부가게 콩국수가 잘 팔립니다. 작년만 해도 하루에 하나 나가던데 10개 이상씩 나갑니다. 저는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빡빡이 셰프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인근 가게들이 모두 콩국수를 했었다네요. 그리고 함께 망했답니다. 왜냐하면 모두 같은 공장의 기성 제품을 썼기 때문이죠. 그래서 올해는 아무도 팔지 않았는데 마지못해 판 순두부가게가 이득을 본 겁니다. 소뒷발에 쥐잡기처럼요.
저는 궁금합니다. 왜 다른 가게 사장님들은 장사가 왜잘 되는지, 왜 안되는지 아무도 고민을 하지 않는 걸까요. 작년에 왜 장사가 잘 되었는지, 올해 왜 장사가 잘 되는지, 아니 그보다 왜 작년에는 모두 같은 공장의 콩국수를 팔아야만 했는지 아무도 고민을 안하는게 신기하단 겁니다. 물론 바쁘겠지요. 메인 메뉴도 아니니 더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으니 답도 안나옵니다. 브랜딩이나 마케팅이 거창한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의 필요를, 욕망을, 가려운데를 해소해주는게 비즈니스잖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경기를 탓합니다. 그리고 어느새 진짜 불황이 가게를 찾아옵니다.
저는 3페이지나 되는 메뉴판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중국어 잘하는 남편 친구에게 번역을 했거든요 파파고로 돌려 어설프게 번역한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영문, 중문 메뉴판을 준비해서 손님들에게 제공할 생각입니다. 그 사이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하루 120 하던 매출이 150, 160으로 늘고 있습니다. 보조 셰프를 구하기 위해 와이프는 인근 대학의 조리학과를 찾아갈 생각입니다. 이렇게 또 순두부 가게의 하루가 지나고 있습니다. 이 가게 정말 더 잘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