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물었다.
'나답게' 살아가는게 왜 중요하냐고.
또 하나의 자기계발이 아니냐고.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다는 대답만으론 뭔가 2프로 부족했다.
설명을 하자니 다분히 철학적인 이야기로 흘렀다.
그럴 땐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어떤 여자가 중병에 걸려
한동안 무의식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선을 방황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위로 붕 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히 설명할 수 없지만 그녀는 자신이 하느님 앞에 서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때,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근엄하면서도 온화한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너는 누구냐?"
"저는 쿠퍼 부인입니다. 시장의 안사람이지요."
"네 남편이 누구냐고 묻지 않았다."
목소리가 다시 엄숙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너는 누구냐?"
"저는 제니와 피터의 어미입니다."
"네가 누구의 어미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저는 선생입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너의 직업이 무어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목소리와 여자는 묻고 대답하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여자가 무슨 말을 하든지 목소리의 주인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목소리가 다시 물었습니다.
"너는 누구냐?"
다시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네 종교가 무언지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저는 매일 교회에 다녔고 남편을 내조했고,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나는 네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았다. 네가 누구인지 물었다."
결국 여자는 시험에 실패한 모양이었습니다.
다시 이 세상으로 보내졌기 때문입니다.
병이 나은 다음 그녀의 삶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