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황홀 #02.
고등학교때였던가?
집에서 쓰지 않던 피씨를
친구에게 조건없이 가져다주었던 적이 있었다.
누구에게 무얼 퍼줄만큼 부유하지도
특별히 남의 필요에 민감한 성격도 전혀 아니지만
어떤 물건이든 가장 빛나는 때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질 때라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오랜 고민끝에 골랐지만
약간 둔탁한 키감 때문에 쓰지 않고 있던 블루투스 키보드가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그 사람이 쓰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원래 주인은 따로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빛이 난다.
하물려 키보드같은 사물이 그럴진대
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모든 사람은 가장 빛나는 곳이 따로 있다.
그 사람의 지금 모습이 어떠하든 말이다.
p.s.내 손에 있었을 땐 저런 모습이 아니었었지.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