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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덕분에

아내도 나도 일이 끊겼다. 하루 종일 집에 머문다. 코로나 때문이다. 그 덕에 집은 날로 날로 깨끗해지고 있다. 심지어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냉장고 상태까지 깨끗해졌다. 지난 번 너댓 시간을 청소한 후로는 쳐다도 보지 않던 냉장고였다. 쉼 없이 일하던 아내가 간만의 여유를 찾았다. 콧노래를 부른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루 하루 급하게 해왔던 일들에 한 텀 쉬어가는 여유가 생긴다. 워크샵 자료를 준비하고 강의 교재를 만든다. 밀린 글을 쓰고 두 개의 사이트까지 만들었다. 스몰 스텝 사이트를 오픈하는 동시에 개인 사이트도 리뉴얼했다. 그러고도 시간은 남는다. 코로나 덕분이다.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난다. 투정과 불만과 불안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모두가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미 코로나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꼭꼭 눌러담은 사람들의 욕망이 코로나 이후엔 한 번에 터질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표현에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다. 코로나 '덕분에' 더 좋아질 거라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지금 후자의 삶을 살아보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같은 자극이다. 하지만 다르게 반응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다. 좋은 일이 있는가 싶으면 어느새 안 좋은 일이 생기고, 한없이 절망적이다 싶을 때도 한 줄기 빛을 발견하는게 산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똑같은 조건 같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르다. 같은 상황에서 희망을 보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어려움 속에서 절망만을 곱씹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는 지나갈 것이다. 수많은 어려움들이 그러했듯이.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한 뼘 더 성장할 것이고, 누군가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뒤쳐지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같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을 조금씩 다르게 만든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언제나 우리 몫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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