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이 공유되고 바이럴되는 것 일까?

2013년 8월의 어느 날, 서울 지하철 오목교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경찰관이 주저앉은채 여윈 팔목의 할머니를 안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빛 바랜 플라스틱 바구니와 푸른색 비닐 봉지엔 팔다 남은 야채들이 보인다. 아마도 불법일 좌판을 정리하는 결찰관이 할머니를 설득하는 모양새였다. 때마침 지나가던 행인의 눈에도 이 장면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때 경찰관은 할머니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었다.


"에구 할머니, 여기서 장사하시면 안돼요.

근데 식사는 하셨어요?

식사도 안하시고 계시면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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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도 할머니를 챙기는 마음, 이 말 한 마디가 지나가던 행인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이 사람은 그들에게 다가가 할머니가 팔고 있던 깻잎의 가격을 물었다. 천 원이었다. 행인은 그 자리에서 모든 깻잎을 달라고 했다. 이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은 무려 7만 여명의 사람들에게 '좋아요'라는 응원을 받았다. 1,700개의 댓글이 달렸고 1,300여 회나 공유되었다.


나는 그때 회사에서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글이 잘 공유되는가의 여부였다. 실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마케팅과 브랜딩의 원리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다양한 글들을 포스팅하며 바이럴되는 콘텐츠의 특징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원리들을 하나둘씩 몸으로 깨우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어떤 팩트나 정보보다 '감정'이 공유되기 쉽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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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의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어느 날 부부가 디즈니랜드의 한 식당을 찾는다. 그리고 세 명 분의 메뉴를 주문한다. 의아하게 생각한 종업원이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부부는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이가 이 식당을 좋아했으며 그 날이 아이의 생일이라고 답한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코 끝이 찡한 이야기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스토리는 더 감동적이다. 센스 넘치는 이 종업원은 아이용 의자를 식탁으로 가지고 온다. 그리고 끝날 때까지 아이가 있는 것처럼 서빙한다.


이 이야기들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저 우리들의 눈에 발견되었을 뿐이다. 이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의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바이럴이 잘되는 컨텐츠들을 일일이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그 특징들을 찾아 비슷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다. 약 3년이 지날 무렵 내가 운영하던 페이스북은 잡지사의 취재 요청을 받을 만큼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도 이 원리가 여전히 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크린샷 2020-04-12 오전 10.15.11.png 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의 콘텐츠들을 매일 기록하고 통계로 남겼다.


좋은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엔 공통점이 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짜기 위해 필요한 것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다양한 기능만이 아니다.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드러난, 때로는 감춰진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개의 기사와 정보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컨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이야기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관찰이 필요하다. 실험이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해야 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채널은 계속해서 바뀔 것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의 방식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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