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2] 교육감 선거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교육 제도는, 교육 기관은 무슨 의미일까

by 낯선여름

서울시 교육감 재보궐 선거가 있는 주였어.


회사를 오가고, 퇴근해서 집안 일 하는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알았으려나 싶어.

엄마도 어느 날, 출근길 라디오에서 듣고 알았는데,

막상 바뀐 선거방식은 아빠랑 사전선거 하러 가는 길에 아빠한테 들었거든.


번호도 없고, 순서도 용지마다 랜덤으로 바뀌어 있어서,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거야.


다들 잘 알고 투표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사전 투표율이 5%인가 할 정도로 낮다고 하니, 안타깝기도 했어.


엄마 회사에서는 이런 얘기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거든.

일부러 이야기를 안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래 다녀본 바로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제일 친한 후배조차, 선거 안 하고 그 전날부터 해외로 여행 가곤 해서

딱 한번 물어봤었는데, 선거 날은 노는 날일 뿐이고,

한 번도 선거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고 하는 거야.

이제는 그 친구도 아이 둘의 엄마가 되었으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30대까지는 그랬다고 해.


선거는 의무와 권리라고 생각해서 꼬박꼬박 하긴 했지만,

엄마도 종종 무관심해지고, 더 자주는 회의적이 되곤 해.


사람이 바뀐다고 뭐가 그렇게 바뀌나 싶고.

특히 교육은 변화가 더 어려운 분야 같기도 하고.

기본에도 충실하지 못하면서, 시대를 따라오지도 못하는 것 같고.


이번 선거야 뽑지 말아야 후보가 명확해서, 선택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평소에 교육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


너와 이런 얘기해본 적은 없지만,

네가 겪은 우리 교육 제도와 교육 지도자들은 어땠는지 자주 궁금했어.


엄마는 좋은 선생님들도 만나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모든 학교를 다녔는데도

우리나라의 과도한 학벌주의와 입시경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

그래서 너희들은 대안학교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너 어렸을 때 많이 알아보곤 했었는데,

결국, 12년 내내 전형적인 한국 공립학교에서 모든 과정을 마치고 있네.


학교를 막 좋아해서 열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다고 할 수는 없어도

크게 불만도 없이, 큰 문제없이 순응해 온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고마운데,

그렇게 순응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거든.


이런 엄마의 양가적인 감정을 이해하려나.


그러고 보니, 겨울에 생일 지나면, 내년부터는 투표권도 생기겠구나.

엄마의 성향과 비슷하면 좋겠지만, 일부러 엄마의 생각을 주입할 생각은 전혀 없어.


다만 바라는 것은,

선거와 정치에 냉소하고 무심하고 회의하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좋겠어.

세상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보고, 네 관점과 주관을 스스로 찾아보기를.


세상의 모든 가치 있는 것이 그렇듯,

책임 있는 어른이란, 거저 되는 것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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