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있을 줄 알았던 고추를 걷어낸 밭이 봄이 되자 냉이밭으로 변한 걸 알자, 남원이 고향인 언니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내뱉은 말이다.
어린 시절 이맘때즈음에는 냉이만 먹고 자랐다는 말이 나는 믿기지 않았지만 그 시절에는 냉이를 캐고 싶어도 냉이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냉이를 보고 이렇게 흥분을 할 정도면 말이다.
냉이는 한 가지 종류인 줄 알았는데 참냉이라는 냉이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시골집 밭에서 자라는 냉이는 냉이중에서도 귀한 참냉이라고 한다. 생김새가 시중에서 파는 냉이보다 작고 옆으로 퍼져 있었다.
남원이 고향인 언니와 달리 완도가 고향인 나는 냉이를 캐본 적 없다. 사실 몇 해 전까지 냉이가 어떤 풀인지 몰랐다. 냉이꽃도 구별할 줄 몰랐다. 어린 시절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면 달래를 캐러 다닌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된 후 냉이가 풀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허리가 아픈 것도 잊은 채 올케언니와 나는 냉이 캐기 삼매경에 빠졌다 큰 바구니로 한 바구니 가득 냉이를 캤다.
"어쩌나 이 냉이를 다 캐야 하는데"
"곧 냉이꽃이 곧 피어버릴 텐데 어쩌나"
넓은 밭의 냉이를 다 캐고 싶지만 점점허리가 아파왔다.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밭의 냉이가 너무 많았다. 아쉬움을 남긴 채 냉이 캐기를 멈추수밖에 없었다.
엄마에게 냉이를 다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참냉이는 다듬을 것이 하나도 없다. 물에 씻어내기만 하면 됐다. 솥에 한가득 냉이를 데쳤다. 푸릇한 냉이내음이 올라왔다. 데쳐놓은 냉이를 한입 먹었다. 흙냄새까지 입안으로 가득 퍼졌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기운을 머금은 냉이는 냉이 된장국이 되고 냉이 나물이 되었다. 남은 것들은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