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24년이 첫날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연말이 되어도 새해가 되어도 무감각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어제인 듯 어제가 오늘인 듯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보내고 있다. 시큰둥한 내 마음은 이제 곰팡이가 슬어가고 있는 걸까? 하고 싶은 일들도 해야 할 일들도 더 이상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식어버린 찐빵 마냥 굳어버렸다.
예년 같으면 한 해를 보내며 반성과 새해 다짐을 하곤 했었다. 언젠가 새해 첫날 예수원으로 3박 4일 여행을 떠났다. 침묵과 노동 그리고 기도만으로 하나님의 임재 앞에 자신을 내려놓는 곳이다. 함께 갔던 친구는 예수원에서 내리자마자 미국에서 친구가 왔다며 올라가 버리고 혼자서 책을 읽고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보냈다. 물론 그때 혼자 기도하러 온 자매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강원도 철원에 있는 수도원을 가기도 했다. 오산리 기도원이나 강남금식기도원은 단골처럼 찾던 곳이기도 하다. 그 후 십 년이 넘게는 늘 교회에서 연말과 새해를 보냈다. 돌아보니 새해의 시간은 다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묵상하는 시간이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그 뜻을 이루기 위해 계획하고 기도하며 보낸 시간들이었다. 새해 첫날은 늘 새 마음으로 부풀어 올랐었다.
다시 풍선에 빠진 바람을 불어넣자, 식어버린 찐빵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보자.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새롭게 써나가자. 2024년은 생각보다 좋은 일들로 가득 찰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라. 어쩌면 내 마음에 슬어버린 곰팡이도 된장처럼 맛을 내는 삶이 될 것이다. 어제인 듯 오늘인 듯 혹은 내일인 듯 변화 없는 하루에 성령의 새 바람을 불어넣자. 새해첫날 새 마음으로 새이야기를 써가는 2024년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