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저녁 약속이 생겨 딸과 함께 저녁을 보내게 된 어느 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마트에서 장을 봐왔습니다. 아이와 단 둘이 있는 시간에는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없는 것을 잘 알기에 저는 딸아이가 먹을 반찬과 간단하게 저의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냉동 만두를 사 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딸아이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밥을 먹이는 동안 만두를 찌기 위해 서랍에서 냄비를 꺼내어 물을 받았습니다. 그 위에 찜틀을 올리고 그 위에 만두피가 들러붙지 않도록 포를 깔았습니다. 그리고 딱딱하게 얼어붙은 만두를 하나씩 넣고 뜨거운 증기에 만두를 쪘습니다. 딸이 식사를 모두 마칠 때쯤 뜨거운 증기를 내뿜는 냄비의 뚜껑을 열어 만두를 확인했습니다. 꽁꽁 얼어있던 만두는 말랑하고 촉촉하게 윤기 나는 만두로 변해있었습니다. 저는 불을 끄고 만두를 하나씩 접시에 옮겨 담았습니다.
딸과 함께 식탁에 앉은 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호호 불어 열을 식히고 만두를 크게 한입 베어 먹었습니다. 만두는 제 입속에 들어와 아이와 함께 먹는 단출한 식사에 분위기를 띄우듯 만두소 다양한 재료들의 깊은 풍미를 내뿜었습니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핀 만두피, 그 안에 가득 매우고 있는 갖은 채소와 다진 고기 그리고 당면의 조화. 어찌나 그 조화를 잘 이루어지던지 옆에 있는 딸의 식사를 먹이면서도 어느 때보다도 만족스럽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두는 육아를 하는 부모의 마음과 참 닮았습니다. 곱게 빚은 만두를 냉동고에 꽁꽁 얼려 보관하듯 아이를 향한 마음 또한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마음속 어딘가 깊은 곳에 꽁꽁 얼려 보관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에서 뜨거운 증기로 얼어있는 만두를 쪄서 윤기 나고 촉촉한 만두를 만들듯 부모가 되어 아이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품음으로써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 꿀이 떨어져 녹아내리는 표정 그리고 크고 코믹한 행동까지 나타나며 변화된 부모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윤기 나는 만두피의 속을 가득 채운 만두소는 육아를 통해 겪어온 부모의 희로애락으로 풍성한 맛을 냅니다.
땅에서 잘 자라 수확되어 식재료로 쓰인 푸르른 채소는 부모의 기쁨과 보람, 식용을 위해 희생되어 도축된 고기는 부모의 희생과 수고, 만두의 식감을 살려주는 당면은 현실 육아를 정통으로 맞아버린 부모의 육아 경험.
이러한 만두피와 만두소는 아이를 향한 부모의 뜨거운 사랑으로 뜨겁게 쪄져 육아의 보람과 기쁨의 풍미를 더욱 짙게 합니다.
만두는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던 음식입니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많은 사람들이 만두의 재료로 인해 그 식감과 맛을 달리하여 각각의 사람들마다 취향이 갈리기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만두를 즐겨먹었습니다. 부모들에게 육아 또한 그렇습니다. 부모마다 육아의 방식과 생각에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수많은 시간들은 부모에게 있어 소중한 추억과 경험으로 남아 그 삶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입니다.
가끔은 아이에게 다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듯 터져버린 만두도 먹게 되지만 언제나 그 맛은 끝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