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적금

답답하지만 조금씩 쌓다 보면 끝이 보인다

by 글쓰는 아재
에스컬레이터 책.jpg 저기요 아저씨, 그런 뜻은 아닐 텐데요




6년째 같은 출근길이다. 같은 시간에 전철을 타고, 같은 시간에 환승을 하며, 마주치는 사람도 같다. 당산역의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헐레벌떡 뛰어 내려오는 풍경도 한결같다.


십 분만 더 일찍 일어나면 되는데, 오 분만 더 일찍 집에서 나오면 되는데, 그 작은 변화를 못 해 매일 계단에서 위험한 질주를 한다.


열심히 살아서 큰 사람이 되어야지. 작은 변화도 못 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꿈꾼다. 작은 변화가 거창한 꿈을 향해 가는데 무슨 영향이 있을까 싶다. 요행을 바라는 심보다. 변화는 로또가 아니다. 어느 날 운 좋게 한방에 오지 않는다.


변화는 적금이다. 작은 변화라는 자산을 차근차근 쌓으면 큰 변화라는 이자가 떨어진다. 알면서도 쉽지 않다. 그만큼 변화는 어렵다.


십 분 일찍 일어나면 에스컬레이터에 서서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고,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채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누군가는 그 시간에 자산을 쌓고 있다.


역동적인 건 달려 내려오는 사람이 아니라 서 있는 사람이다. 비록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일 테니까.


내일도 한결같을 풍경 속에서 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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