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심는 사람들

by 앤의하루

봄은,
이미 피어 있는 꽃처럼 그 자리에 있는 줄 알았다.

오늘,
햇살이 부서지는 인도 한켠에서 나는 다른 봄을 보았다.
허리를 깊이 굽힌 채 꽃을 심는 사람들.

수줍게 피어 있는 꽃을 땅에 내려놓고, 흙을 덮고, 손으로 조심스레 눌러준다.

그들의 장화는 흙투성이였고, 장갑 끝에는 젖은 흙이 묻어 있었다. 호미 끝에는 방금 뒤집힌 땅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 모든 것에서 따뜻한 봄이 묻어났다.
말없이 반복되는 손놀림, 천천히 이어지는 동작들 사이로 계절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었다.

누군가는 꽃을 보며 봄을 말하지만, 이 분들은 꽃을 심으며 봄을 만든다.

그래서일까,
그들 곁을 지나며 나는 잠시 걸음을 늦췄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리에서 이미 시작된 봄이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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