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아버지.
까맣게 색을 칠해놓은 길
길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치자가
새하얀 운동화에 어느새 수북이
달려 나가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싱그러운 웃음 지어 보이는 아버지
하루가 뜀박질이었던 날들이
아기새 마냥 콩콩 잘도 뛰어보지만
내쉬는 숨만큼 또 저만치 가 계시네
좋아하던 성주풀이 추시는지
옷자락 흔들림이 내 눈에도 고아라.
나를 멈춰 세워
두 팔을 벌리고
높은 숨을 내쉰다.
눈을 뜨고 앞을 보니
길은 여전히 까맣고
하얀 치자는 아무 말이 없다.
멀리서 나직이 들리는 소리만,
에라 만수, 에라 대신.
그리운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