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일기
민이는 친구에게 관심이 없는 듯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 하나만 있으면 책상에 앉아서 그것만 가지고 놀이했어요. 가끔 친구들의 놀이 소리에 관심이 생기면 다가가 '와하 하하하~ ' 크게 웃으며 옆에 앉아서 지켜보죠.
"왜 궁금해서 온 거야? 같이 놀고 싶은 거야?"
"아니야!."
같이 놀이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물어보면 아니라며 돌아서 가버려요. 그러고는 잠시 후 다시 와 옆에 서서 지켜보곤 하죠. 가끔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면 친구들의 장난감을 덥석 잡아 놀이를 하려고 해요. 그럼 "안돼! 우리가 놀고 있잖아."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죠.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인식하면 우선 멈추고 주변을 살펴요. 아마 도움을 요청하는 거겠죠?
"같이 놀이하고 싶으면 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해야 해. 친구들이 같이 놀아도 된다고 하면 그때 같이 놀아야 해. 혹시 친구가 안된다고 하면 속상하지만 다른 놀이를 하며 기다려야 하고."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이제 민이는 6살이 되었어요. 이제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고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어 해요. "같이 놀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는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듯 놀이에 참여했죠. 친구들이 민이를 알고 이해하기에 받아줄 때가 많아요. 정말 안될 때에는 민이가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하려고 노력해 주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던 어느 날 울이가 전학을 온 거예요. 울이는 수줍음 많고 혼자 놀이 좋아하고 아직 적응이 안 돼서 살펴보는 중인데 우리 민이 그런 울이가 마음에 들었나 봐요. 유희실(실내놀이터)에만 가면 울이를 향해 '같이 놀자'를 외치고 쫓아다녀요. 싫다며 피하는 울이, 좋다고 쫓아다니는 민이. 울이에게 민이의 마음을 전해 보기도 하고 민이에게 울이의 마음을 전해 보지만 서로 생각이 너무 달라요. 어떡하죠?
민이가 "나랑 놀자!" 얘기하며 다가가는데 울이가 단호하게 "나는 안 놀 거야. 나 따라오지 마."라고 얘기하네요. 우리 민이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당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눈물이 나는 것을 꾹 참고는 저에게 다가와 "왜 안 놀아?"라고 물어요. 울이의 마음을 이야기해 주지만 마음이 아픈지 제 무릎에 앉아 꼭 안으라고 해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나도 안 놀 거야. 안 재밌어. 나도 혼자 놀 거야." 하네요.
"많이 속상했구나. 친구가 같이 놀이하지 않는다고 해서 슬펐구나!"
"민이는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인데 울이는 혼자서 놀고 싶구나. 둘의 생각이 다르네. 어떡하지?"
눈만 깜빡이며 바라보는 민이랑 상황에 대해 알 수 있게 하려고 얘기 나눠봐요.
성인인 나 역시도 힘든 일이고 마음 아파하는 일인데 우리 민이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이 날은 아이를 꼭 안아주는 방법밖에는 없더라고요. 거절이라는 것... 경험해봐야 하는 일이에요. 상대방과 늘 같은 마음일 수는 없으니까요.
있잖아. 이런 일은 앞으로도 정말 많을 거야. 그럴 때에는 언제든 선생님이 힘이 되어줄게. 그런데 오늘보다는 덜 아파했으면 좋겠네. 언젠가는 안 아프게 돼!라고 말하지 못해 미안해. 그렇지만 다른 해결방법을 찾을 현명한 지혜는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러길 바라. 우리 견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