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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 Mar 22. 2017

나는 자유로운가?

자유

 

 당신은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과연 자유로운가? 우리는 자유에 대해 수많은 오해를 가지고 살아간다. 더불어 더없이 많은 이론과 철학 사상을 늘어놓는다. 도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프랑스 대혁명의 핵심가치였던 ‘자유.’ 필자는 지금부터 그 자유에 대한 궤변적 비판을 서슴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자유롭지 않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자유를 취할 수 없다. 무미건조한 과장을 더하자면, ‘신’ 역시 그러하다. 자유는 억압되지 아니함이다. 곧 규정되거나 한계지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실로 자유는 가장 단순한 개념이며, 그 사색의 폭이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자유의 정의를 조금이라도 훼손하려는 몇 지식인들의 의도는, 그 배후에 철저한 사회적 사고가 깔려있을 터이다. 자유는 자체로 자유롭기에 고정된 뜻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그에 대한 숱한 논쟁들의 효용가치는 참으로 무의미하다. 과연 내가 나의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으로서, 나는 나의 자유로움을 결론지을 수 있을까? 만약 순간 손가락에 쥐가 나서, 혹은 힘 쌘 친구가 내 손가락을 잡고 있어서, 아니면 안타까운 찰나의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되어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다면, 나는 자유롭지 못한 것인가? 이러한 예시를 접한 많은 이들은 “이게 무슨 소리야?”라며 혀를 찰 것이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유로움을 한껏 확신할지 모른다. 손가락 하나의 움직임으로 자유의 유무를 가릴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현대인들의 닫힌 사고는 태만과 오만의 걸작이 아닐 수 없다.


 자유는 손가락 하나에 달려있다. 또, 자유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에 달려있다. 당신은 이 글을 보며, 이 글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방금 필자인 나에게 ‘당신’이라는 호칭으로 규제되었다. 당신은 신이 될 수 없고, 단 7초 만에 지구를 돌 수 없으며, 피곤할 때 구름에 누워 여유로운 단잠을 잘 수도 없다. 만물은 논리에 살고 있고, 언어와 사회 안에 갇혀있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혹여 ‘신‘이라는 전지전능의 그 무언가 역시, 고작 인간들에게 ’신‘이라는 언어로 규정되었고, 전지전능하다는 능력 따위로 꾸며졌다. 신은 개념상 유한한 인간이 될 수 없고, 무지무능할 수 없으며, 단적으로 신이 아닐 수 없다. 그 무언가가 존재이든 개념이든, 논리이든 상관없이, 자유는 주어지지 않는다.


 혹자는 말한다. ‘자유와 방종은 다르다.’ 나아가, 필자가 아는 한 가장 뛰어난 철학자 한 명은 자유의 문제를 자신의 주저에서 깊이 다루며 이렇게 주장한다. ‘자유는 곧 자율이다. 스스로의 행위에 스스로의 규율이 작동하여 자유가 구성된다. 이른바 도덕법칙의 그것이다.’ 즉, 자유는 막말로 지 멋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 안에는 의지와 책임, 규율, 법칙, 사회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이다. 허나 정말 그러한가? 세상천지 너무나도 미운 누군가를 총으로 쏴죽이고 싶을 때에도 우리는 쉬이 그렇게 행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유로운가? 아니다 그것은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 그러한 의지가 발동했을 때, 그렇게 행할 수 있음이 자유로움이다. 그러나 자유롭지 않은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왜일까? 사회적 책임? 도덕적 법칙? 양심과 규율?? 모두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종국에는 자신의 이익 때문이다. 살인을 하고 싶다하여 자유롭게 살인을 한다면, 법의 규제를 받는다. 더불어 사회의 비난을 받고, 더할 나위 없는 억압에 처해진다. 즉, 보다 더 자유를 잃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단순히 일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철한 이기심에 기인할 뿐이다. 모순과 언어, 사회의 개념적 비자유를 제한 후, 손톱만큼 남은 그 자유롭지 못한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더욱이 스스로에게 자유를 박탈한다.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하나이다. “당신은 전혀 자유롭지 않다.” 4초 후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다면, 당신은 이 글을 읽는 순간이 삶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보아라. 이 단순무식한 한 구절의 가설만으로 당신의 자유는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긍정적인 자유인들의 정신을 기만할 목적이 아님을 알린다. 앞서 말한 바, 인간을 넘어 세상 그 어떤 존재도, 심지어 신조차도 자유가 없다. 더불어 자유가 한낮 수치화될 개념은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소량의 ‘자칭 자유’가 있다. 그 자칭 자유를 위해 역사의 수많은 선조들은 전쟁을 하며 피를 흘리고, 사상을 만들고, 국가체제를 만들었다. 그 자유의 척도는 인간들이 시간 속에 한 땀 한 땀 수놓은 휴머니즘적인 정의를 따른다. 즉, 당신은 자유롭다. 최소한 자기 자신 안에서, 몇 타인에게서, 이 국가에서는 말이다. 혹 일관되지 않은 글의 흐름에 혼란이 온다면, 또 다시 손가락으로 돌아가 보자. 자, 손가락을 흔들어보고, 생각하라. 당신은 자유로운가, 자유롭지 않은가?   




자유가 없기에, 자유를 만끽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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