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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주향 김항기 교수 Jan 03. 2018

<취업연재①>필승전략
"사람과 사람 안에 있다"

면접관의 코 쳐다보기. 그리고 긴장풀기로 이어진 합격통보

"급합니다. CEO 1:1 면접이 잡혔어요. 

1차 서류전형과 2차 실무자 면접은 다행히 합격했어요. 

다음 주에 1:1로 CEO면접을 봐야 하는데, 

지금까지 준비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압도돼서 어떻게 면접에 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지난 2013년10월 어느 날, 커리어 코칭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 걸려 온 통화 내용이다. 

홍보를 한 것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닌 필자는 뜻 밖의 전화를 받고 사뭇 놀랐다. 

며칠 뒤로 약속 날짜를 정했고 당일 날 후보자와 필자는 약속 장소에서 만났다.     

나를 찾게 된 경위에 대해 묻자 후보자는

 "저희 학교 취업커뮤니티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선생님께 모의면접 코칭을 받은 어느 취업 선배가 연락처를 알려 주셨어요. 

면접에 대해서는 신들린 듯 정확히 짚어주신다면서 꼭 찾아뵈라고..."라고 답했다.   

  

필자는 당황스러웠다. 

오랜 기간 동안 인사담당자로 근무한 경험과 지원자들에게서 느껴진 

‘2% 부족한 점’을 설명하고 주의를 준 것이 ‘신들린 듯...’으로 느껴졌다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였다. 그리고 그 날 코칭했던 내용을 되짚어 보았다.     

아래의 내용이 그 날있었던 코칭의 골자이다. 

함께 짚어보기로 하자.      


▲ CEO의 긴장을 풀어주어라 


CEO와 대면하게 되면 양 당사자의 기분은 어떨 것 같은가. 

후보자의 긴장도가 최고조일 것은 뻔하지만 CEO는 어떨 것 같은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장수와 같이 대담할 것 같은가?

 대답은 ‘NO’이다. 

그도 긴장하고 조심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경험적으로 자신의 긴장을 표시내지 않을 뿐이다.     

인사를 건네고 착석을 허락받은 직후 나누어질 대화내용을 상상해 보자. 

CEO가 무슨 말을 할 것 같은가.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와 같은 내용일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면접자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풀어 낼 정도로 당신과 친한 관계가 아닌 것이다. 

형식적으로라도 자신의 손에 들려진 서류와 눈 앞의 후보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그 방식으로 표출되는 첫 대화가 대부분 ‘간단한 자기소개’인 것이다.  

   

필자는 그 후보자에게 일명 ‘선수(先手)’를 치라고 귀띔했다. 

분명히 자기소개를 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아니 사실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먼저 자기소개를 하겠다고 번쩍 손들라고 했다.     

 "만나 뵙게 되어서 기쁩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먼저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말이다.     


혹자는 '오버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CEO도 사람인지라 첫 대면하는 사람과의 첫 대화는 편안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 나름 불편한 마음을 먼저 풀어줄 수 있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기법을 ‘면접관 심리 배려하기’ 또는 ‘면접관을 먼저 면접하기’라고 표현한다.    


CEO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자기도 아직은 거북한 첫 만남에서 당돌해 보이게 ‘자신을 먼저 소개한다’고 제안하는 후보자가 

어떻게 보일 것 같은가. 

오버하는 후보자로 보일 것 같은가? 아니다. 

적극적이며 당차보이면서 심지어는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 

웃어른들이 예의 바르고 당찬 꼬마를 보면 예쁘게 보듯이 말이다.     


이 작전은 주효했다고 한다. 

자기 소개가 끝나고 난 직후부터 후보자에게 건네져오는 질문들은

 ‘공격형질문’이 아니라 ‘호기심형 질문’이었다.

 이 정도면 ‘기막히게 선수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어떤 모양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정하라. 


- 당신은 CEO가 후보자와 면접을 할 때 가장 궁금해 할 것 같은 내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여러 취업준비생들에게 질문한 결과 가장 많이 답한 것은

 ‘우리 회사의 무엇이 당신을 지원하게 했는가’, 

 ‘회사에 입사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회사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또는 ‘입사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은 무엇이고 경험한 것들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물론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회사의 대표라면, 

또한 그 회사의 존망을 결정지을 수 있는 리더라면 다른 것이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후보자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점이다. 


최종 면접의 자리라면 그 동안 1, 2차 면접을 겪어 왔던 과정에 대해 

이미 보고 받았을 것이기에 어느 학교를 나왔고 전공은 무엇이며

 어떤 경력을 거쳐 왔는지 등은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정작 최종 면접자리에서 리더가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라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모양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보고 싶어한다. 

결국은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자질과 소양을 지닌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내가 어떤 모양으로 지금의 자리에 서 있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변화해 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내용을 

CEO가 믿을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최종면접에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면접의 진리’인 것이다.     


필자와 만난 후보자는 이미 우리끼리 도출해 놓은 후보자의 그런 모습을 그려놓은 상태였다. 

면접 후 만난 후보자는 코칭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았고(진심으로) 

그 모습을 설명한 것이 적중했다고 필자에게 고백했다.     

믿어도 좋을 법 하지 않은가?      


▲ 긴장하지 않으려면 상대의 코를 쳐다 보라. 


- 후보자는 심약한 상태였다. 나름 수줍음이 많고 소극적 성향이 많아 보이는 사람이었다. 

또한 직전의 여러 면접에서도 최종면접이 유난히 긴장되고 떨려서 

준비한 만큼 대답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유를 묻자 자신은 결정적일 때 ‘긴장충만’해지는 사람이란다.     


필자는 고민했다. 

잠시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코칭한다고 후보자가 살아 온 환경과 습성까지 고쳐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필자가 면접에 대해 연구한 ‘비언어행동’을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면접관의 코 쳐다보기’였다.     

시선 코칭에서 주로 언급되는 교과서적인 부위는 미간, 인중, 콧대 등이다. 

그런데 이런 부위를 바라보는 것이 상대방을 주시한다는 것 말고 다른 효과가 있던가? 

실천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 되짚어 보자. 

 부위를 보면 긴장이 풀리던가? 아니다. 

긴장은 후보자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시선처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을 들어보자. 필자는 상대의 코, 정확하게는 코 끝과 코 볼을 쳐다보라고 했다. 

그냥 응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면접관의 코 모양과 코 볼 모양을 잘 관찰해 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필자의 코와 코 볼을 살펴보라고 제안했고 후보자는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필자의 코는 그리 못생긴 편이 아니다. 평범하고 복스러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그 후보자가 웃었을까?     


사람의 코 모양은 참 다양하면서도 재미있게 생겼다. 

동그랗고 큰 눈은 예쁘다. 선명하고 진한 입술도 예쁘다. 

그런데 코는 예쁘다거나 잘생겼다는 등의 분명한 칭찬의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복스럽다’는 것이 코에 대한 최대의 칭찬인 것이다.

     

후보자는 왜 웃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은 필자의 코볼이 웃기게 생겼다고 했다. 

필자의 의도는 이것이었다. 

면접장에서 면접관의 코, 아니 코 볼을 보는 순간 이 후보자는 필자의 코볼이 떠오를 것이고 

그 순간 겉으로든 속으로든 살짝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재미있는 것을 생각하는 아주 짧은 순간에도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긴장을 풀어지게 해주는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반응을 보인다. 

후보자는 면접장에서 긴장해야 하는 그 순간에 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긴장이 풀리며 준비한 답변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상대방에게 주의집중하기 위한 시선처리의 효과도 함께 말이다.  

    

약 2주 후 후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선생님, 저 합격했어요. 선생님 덕분이에요. 조만간 제 남자친구와 함께 인사드리러 갈께요. 

남자친구가 너무 감사하다고 꼭 식사 대접 해 드리고 싶대요. 저도 그렇구요..."      


필자의 코칭이 특별한가? 장담컨대 아니다. 

하지만 면접관을 배려하고(면접하는 면접관도 피곤하고 힘들다) 

적극적으로 선수(?)치면서 

긴장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간 후보자는

 ‘합격’이라는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와 사건들 중 

사람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피플앤피플컨설팅 대표 김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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