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조이 Vol.1: 집이 없어]
[매거진 조이(magazine JOY)]는 단 하나의 작품, 오직 한 명의 작가, 오로지 팬만을 위한 국내 최초 웹툰 전문 매거진이다. 작품 정보와 등장인물 소개부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옮겨 담은 명장면 다시 보기까지 웹툰의 모든 것을 한 권으로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매거진 조이]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웹툰 <집이 없어>다.
웹툰 <집이 없어>를 사랑하는 애독자로서 논하고 싶은 부분은 너무도 많다. 작품의 장점이나 메시지, 혹은 복합적인 캐릭터 등 <집이 없어>가 가진 특별한 점은 무수하다. 이러한 점들을 [매거진 조이]에서 보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좋다’라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집이 없어>의 매력을, 미처 보지 못해 놓쳤던 인물의 감정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다. 이미 [매거진 조이]를 통해 <집이 없어>라는 웹툰에 관해서 충분히 논하고 있다. 그러니 웹툰 자체보다는 [매거진 조이]에 대해서 작성해 보고자 한다.
<집이 없어>는 5년이 넘도록 연재가 이어지며 총 269화로 완결되었다. 장기 연재되는 작품을 볼 때 독자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작품 내 시간이 어떻든 독자는 4회분을 보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린다. 그 때문에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부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기 어렵다. 또한, <집이 없어>는 완전히 독립된 이야기의 옴니버스 작품이 아니다. 배경과 인물, 사건이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쭉 선형적으로 전개되기보다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그에 따라 중심이 되는 인물이 바뀐다. 그 때문에 특정 인물을 따라가기보다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독자에게 [매거진 조이]란 훌륭한 요약집이 된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따라가다 보면 인물에 관한 것은 놓치게 될 수 있는데, [매거진 조이]를 통해 정리하며 다시 한번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다. 박주완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에는 박주완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면서도 주완이 나머지 인물들을 알아가는 과정, 해준과 은영 사이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필요하다. [매거진 조이]는 초반부에 등장인물을 소개하며 해당 인물과 관련된 작품 일부를 덧붙여 수록했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산재해 있는 인물의 특성을 모아볼 수 있다.
또한, 소개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친밀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바라보는 것에 일조한다. 독자는 보이는 것만으로 여섯 인물의 관계를 추측할 수 있을 뿐, 정확히 어떤 관계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공식적인 친밀도 그래프를 통해서 인물 간 친밀도의 정도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그것이 서로 어긋나는 관계는 없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낮은 친밀도를 보이는 은영과 높은 친밀도를 보이는 주완의 차이를 살펴보며 캐릭터 자체를 조금 더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매거진 조이]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서사 전개에 있어서 독자가 느낀 바를 풀어내고 또 정리하고 있다.
단언컨대 <집이 없어>는 알고 보면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는 식의 쉽고 안일한 화해를 시도하는 작품이 아니다.
- REVIEW | 성장하는 건 은영과 해준만이 아니다 (위근우 칼럼니스트) 中
<집이 없어>는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는 문장이나 사람은 입체적이란 말로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복합적인 작품이다. 이러한 특징을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하며 작품뿐만 아니라 독자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논한다. 이용건 만화평론가는 ‘불행’, ‘선택’, ‘현재’의 키워드를, 박사 칼럼니스트는 ‘가능성’을, 조익상 만화평론가는 ‘제약’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여 <집이 없어>를 논하고 있다. 이처럼 [매거진 조이]에는 다양한 시각의 리뷰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이 느꼈던 위로가 어떤 지점에 기인한 것인지, 이 작품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지 길게 풀어낸 글로 정리할 기회를 마주한다.
이처럼 리뷰를 작성한 칼럼니스트, 평론가, 작가, 그리고 에디터는 각자의 시각에서 저마다의 키워드로 서술해 간다. 하지만 여러 에피소드를 전개한다고 해도 그를 지탱하는 주축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들의 리뷰를 읽은 매거진의 독자는 결국 <집이 없어>를 공통된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집이 없어>는 집이라는 중심 소재를 통한 관계의 정립, 개인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궁극적인 따뜻함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전시를 관람한 후 도록을 구매한다. 전시되었던 작품을 다시금 꺼내보거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보기 위해서 구매하기도 한다. 공연을 관람한 후에는 프로그램 북을 구매한다. 작품마다 구성이 다르겠지만 작품의 제작 취지, 무대나 의상, 음악에 대한 부분 등 프로그램 북이 아니라면 쉽게 알 수 없는 정보를 수록한다. 관객은 프로그램 북을 통해 작품을 더욱 심도 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매거진 조이]는 그러한 도록, 프로그램 북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작품을 더 깊게 향유하기 위한 매개체로써 기존의 향유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연재 플랫폼에서 유료로 소장하거나 단행본을 구매하는 것은 작품 자체를 소장하는 행위이다. 반면에 [매거진 조이]는 여러 즐길 거리를 포함하고 있고, ‘리뷰’를 수록하여 작품 바깥에 존재하던 여러 시각을 하나의 콘텐츠에 녹여냄으로써 작품과 관련하여 또 다른 향유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이 웹툰 향유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 웹툰 소비자가 더욱 밀도 있는 소비 경험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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