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직장생활의 필수조건
작년 하반기 취직한 직 후에는 글을 자주 써 올렸는데, 올해 들어서 글을 자주 써 올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다른 팀으로 이동하면서 업무를 새로 익히느라 힘들었고, 무엇보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맡게 된 업무도 어려워서 야근도 거의 매일 했던 것 같다. 일과 사람에 치여 내면을 돌보는 것에 소홀히 했다. 밤늦게 퇴근해서 씻고 침대에서 무의미하게 영상을 보다가 잠이 드는 날들이 지속됐다.
마음속으로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렇게 내면을 돌보지 않는 바쁜 일상이 몇 개월 지속되자 스트레스가 극에 다르기 시작했다. 나아진 줄 알았던 폭식습관이 다시 나타났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우울증이 다시 찾아온 느낌이 들었다.
'안돼. 이러다간 정말 큰일 나겠어. 지금 나는 일과 삶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야. 적절한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아야 돼' 위험을 느낀 나는 어떻게 하면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춰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심하기 시작했다.
오랜 투병생활을 끝마치고 만 30살, 첫 직장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인정받고 싶었고 새로 들어간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업무초반 나는 몸을 갈아가면서 일을 했다. 나중에 그것이 어떤 후폭풍을 초래할지 그 당시 나는 알지 못했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그러다 몸에 무리가 와서 병가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왔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이 오히려 팀에 피해를 주는 상황을 초래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즐거웠던 직장생활이 점점 지옥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퇴근해서도 일 생각에 벗어나지 못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괴로웠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일도 삶도 놓치지 않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첫째. 일과 삶을 구분해야 한다.
나 자신과 약속했다. 너무 일에 파묻혀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한번 사는 인생 즐겁고 재밌게 살아보자고 말이다. 퇴근 이후에는 일 생각은 하지 말고 자기 계발이나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자.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전제는 일과 삶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둘째. 일도 즐겁게 해야 한다.
우리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보낸다. 그런데 하루의 절반을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괴롭게 보낸다면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까? '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는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과도한 업무에 지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일을 하면서 '하기 싫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일하는 시간이 고통으로 다가왔고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나에게 짜증으로 다가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다 나는 생각의 초점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를 짜증 나게 만들었던 빨리 처리해 달라는 전화는 ' 이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먹고살 수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일하기 시작했고 내일이 아닌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는 상황이 찾아왔을 때도 내 앎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이 일을 배워두면 나중에 분명 도움 될 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일을 억지로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앎을 확장시킬 수 있는 성장과 수행의 기회로 바라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더 이상 일이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다. 생각의 관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셋째. 나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즐겁고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고 내가 무엇에 약한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나를 잘 들여다보면 우리는 어떤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위기와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나를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야 봐야 한다. '어떤 일을 겪고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무엇인지?'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계속 나에게 말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생활에 치여 살다 보면 우리는 이런 질문에 답을 할 기회가 별로 없다. 그것이 우리가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일에는 균형이 중요하다. 너무 일에 치우신 삶도 퇴근 이후의 삶만 추구하는 것도 워라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워라밸은 직장인으로서의 나와 퇴근 이후의 내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나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