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jmind Jun 26. 2017

실패학에서도 배울게 없는 이유

성공이냐. 실패냐.. 여전히 우리는 너무나 이분법 적입니다.

글을 길게 못쓰는 병에 걸린 관계로.. 짦게 쓰려구요..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은 성공과 실패를 매우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 이건 실패건 간에 복기해 볼 기회도 많습니다.


제가 배운 것은 성공이나 실패나 양쪽 모두 배울 게 많지 않다 입니다.


제가 페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인데요.


모든 성공한 것들은

성공 후에 포장되어

보는 이를 망칩니다



그러나 이 말은


모든 실패한 것들은

실패 후에 포장되어

보는 이를 망칩니다


라고 해도 딱히 틀리지 않습니다.


이 둘은 왜 둘 다 보는 이를 망칠까요?


그것은 본질적으로 둘 다 성공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이 성공한 이의 영웅전기로서 너희도 이러면 성공할 수 있어를 설파하고 있다면

반대쪽은 성공하고자 했던 이가 이러지 않으면 너희는 성공할지도 모르고.. 그 때의 나 역시 그러지 않았으면 성공했을지도 몰라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둘 다 읽는 이로 하여금 

결국 성공이 필요할 뿐.. 

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 없는 얘기들 입니다.


성공을 원한다는 대중적 관심과 가치에 있어서 실패학은 성공학 보다 조금 더 쓸모가 있긴 합니다.

그건 아래 짤과 같은 이유 때문이지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미 누군가 써먹어 버린 성공학 보다는 실패학쪽에서 위기대응 메뉴얼과 사례분석을 쌓아 성공에 다가가려 합니다.


그러나 둘 다 의미 없다는 데에는 이런 것 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가치와 사고의 편향입니다.

성공학이든 실패학이든 결국 둘 다 원하는 건 '성공' 그 자체에 입니다.

가치 편향이죠.


이런 성공쪽에 편향된 가치는 사고의 방향 역시 편향되게 몰아갑니다.

모든 이벤트의 과정 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죠.


때문에 결과를 내기 위한 KPI, 매출, 영업이익 등의 finacial numbers 에 결국 매몰됩니다.

여기에는 다른 가치가 끼어들 여지가 매우 희박합니다.


공동체로서의 협동, 사랑, 희생, 즐거움, 이런 모든 다양한 가치들이 '더 많은 돈' 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수렴되는 겁니다. 다양성은 사라집니다.



결국 우린 다른 길이 필요합니다.

성공이냐. 실패냐.로 귀결되지 않는 제 3의 길.


두 단어를 먼저 얘기하고 싶습니다.


'달란트(talentum)'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고대 화폐단위로 쓰인 단어지만, 흔히 교회에서 '신이 내려준 소명'을 뜻하는 단어로 요즘은 의미가 달라져서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텔런트(talent)'. 흔히 우리가 아는 그 텔런트. 즉 재능 입니다.


각자의 '달란트'를 알고 이를 위해 '텔런트'를 발휘 하는 것.


자신의 소명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


성공학이든 실패학이든 이 금권만능의 이분법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 의미있는 삶을 사는 방법은

자기의 소명을 알고 그 소명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 뿐입니다.


그 속엔 돈이 끼어 있습니다만.. 

돈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돈 만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게 많이 있습니다.


금전적 성공만이 아니라 어떤 험난한 과정에 있건.. 어떤 위치에 있게 되었건.


그 과정 자체를 사랑하고. 그 행위를 사랑하는 것.

느리거나. 빠르거나가 아니라. 그냥 즐거운 것.

누가 알아주거나 말거나. 내가 즐거워서 하는 것.

미래를 알거나 모르거나. 그냥 가다보니 도달한 것.

혼자 가니 외로워서 같이 갔더니 더 좋았던 것.


그럼,

성공한 것들이 부럽지도 않을 것이고,

실패가 두렵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위치에서 자기로서 살아가길 바래 봅니다.

그런 삶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