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권학문
(원문)
父母養其子而不敎
是不愛其子也
雖敎而不嚴
是亦不愛其子也
父母敎而不學
是子不愛其身也
雖學而不勤
是亦不愛其身也
是故養子必敎
敎則必嚴
嚴則必勤
勤則必成
學則庶人之子爲公卿
不學則公卿之子爲庶人
(독음)
부모양기자동불교
시불애기자동의
수교이불엄
시역불애기자동의
부모교이불학
시자동불애기신의
수학이불근
시역불애기신의
시고양자동필교
교즉필엄
엄즉필근
근즉필성
학즉서인지자동위공경
불학즉공경지자동위서인
(해석)
부모가 자식을 기르면서 가르치지 않는 것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가르침을 엄격히 하지 않는 것도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가르치는데 자식이 배우지 않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배우기는 하지만 부지런하지 않은 것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식을 기르면 반드시 가르쳐야 하고,
가르침은 반드시 엄격해야 하며,
엄격해야 부지런해지고,
부지런해야 성취에 이른다.
배우면 백성의 자식도 공경이 되고,
배우지 않으면 공경의 자식도 백성이 된다.
(현대적 해설)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 물질적 풍요나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위한 책임감 있는 가르침에 있음을 말한다. '가르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라는 단언은, 자녀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며 '오냐오냐' 키우는 것이 결코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뜻한다. 자녀에게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주면서도 올바른 사용법이나 절제력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는, 이 글의 논리에 따르면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녀가 스스로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때로는 엄격한 훈육과 교육을 동반해야 한다.
또한, 배움을 '자기 사랑(self-love)'의 가장 적극적인 실천으로 규정하며, 개인의 성장 책임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배우지 않으면 제 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구절은,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이 곧 스스로를 방치하고 학대하는 행위이다. 오늘날 '자기계발'의 핵심 동기와 궤를 같이 한다. 퇴근 후 피곤함을 무릅쓰고 외국어를 배우거나 전문 자격증을 공부하는 직장인은, 당장의 편안함보다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가장 현명한 형태의 자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가르침에서 시작해 엄격함, 부지런함, 그리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논리적 연쇄는 목표 달성의 보편적 원리를 보여준다. 여기서 '엄격함(嚴)'은 단순히 무서운 훈육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의 높은 기준과 원칙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였던 김연아의 성공은 이 과정을 명확히 보여준다. 훌륭한 코치의 가르침(敎) 아래, 단 하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지독한 훈련 기준(嚴)과 선수 자신의 성실한 노력(勤)이 더해져 비로소 세계 정상이라는 성공(成)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공식은 학문, 예술,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성공의 방정식이다.
'교육은 계층 이동의 가장 강력한 사다리'라는 시대를 초월한 진리를 담고 있다. "배우면 서민의 자식도 공경이 된다"는 구절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배움에 있음을 선언한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공교육과 무료 온라인 강의(MOOC) 등을 통해 꾸준히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독학으로 코딩을 배워 구글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 입사하는 청년의 사례는, 신분 제도가 없는 현대 사회에서도 배움이 여전히 공정하고 강력한 역전의 도구임을 증명하고 있다.
(작품해설)
중국 당나라의 명신이자 서예가인 유공권(柳公權)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둔전(屯田)'은 그가 지냈던 둔전원외랑이라는 벼슬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글은 부모, 스승, 그리고 학생 자신에게 각각 교육의 책임을 부여하고, 배움과 성공으로 이어지는 논리적 과정을 제시한다. 특히 마지막 구절을 통해 신분과 관계없이 배움이야말로 계층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하여, 학문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교훈적 성격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