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는 연애, 이별과 재회

by 난나 씨

친구가 이별을 했다. 달리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마주 앉아 술 잔을 부딫치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밖에. 친구의 이야기 속엔 스파크 튀던 첫만남, 쌓여가는 둘 만의 약속들,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결혼 약속, 어긋남, 쌓여가는 오해, 지침, 이별, 연인의 일대기가 담겨있었다.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자카야의 닭꼬치를 주워먹으며, 나쁜놈이라 추임새를 넣어주며, 소주가 끊이지 않도록 채우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이 나이 쯤 되면 사랑도 쟁취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안정이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연애, 해볼만큼 해봤음에도 아직도 이토록 불안정한 관계속에서 헤메고 있을 줄이야.


언제부터였을까. 닌나 씨와 이별을 생각하자 않게 된것이.


크게 한 번 헤어진 적이 있다. 사귄지 8개월 쯤 됬을 때다. 꽤나 사이가 좋고 뜨거웠던 연인이었음에도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늘어났고 둘 사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먼저 지친 내가 이별을 말했다. 마음은 아팠지만 깊숙히 묻었다. 처음한 연애도 아니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잘, 아니 겨우겨우 이겨냈다.


헤어지고 보니 조금 더 명확하게 보였다. 둘의 연애 속도의 차이를. 내 마음데로 성큼성큼 걸어가놓곤 닌나 씨에게 왜 맞춰주지 못하냐며 서운해하며 화를 냈다. 싸이의 '어땠을까'를 반복해서 들었다. 정말 어땠을까. 그때 이별을 말하지 않았다면. 그때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그런 생각을 헤맸다.


아빠의 입원을 시작으로 집에 나쁜일이 몰아쳤다. 낮에는 병원에 갔다가 저녁에는 카페에서 글을 썼다. 집은 친척들로 붐볐다. 참고 참다 터진 엄마의 비명같던 울음소리가 집안을 메웠던 날이었다. 집앞 치킨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셨다. 닌나 씨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냥 위로가 될것 같았다.


닌나 씨에게 전화를 했다. 헤어진지 8개월 만이다. 어느덧 우리가 만났던 시간만큼 시간이 흘러있었다.


"어디야? 지금 거기로 갈께."

새벽 두시 닌나 씨가 날아왔다. 그렇게 다시, 닌나 씨가 내 세계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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