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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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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사람 May 06. 2016

종이

종이에 베이는 것은 피가 나는 일이 아니다
종이 두께 만큼 얇아지는 일이다
사각형에 갇혀서 이리저리 치이는 일은
그 너비 만큼 좁아지는 일이다
우리가 열심히 글자를 찍어내는 일은
종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외부를 위함인데
종이를 뒤집고 넘기는 일들이
마치 생활을 뒤집는 듯 하다


- 정승한,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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