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을만한 가치 있는 사람
짧았던 한 달 반의 연애가 끝났다.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해서,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질문투성이, 많은 것들이 궁금함으로 남았다. 언제부터 너의 마음이 닫혔을까, 처음엔 정말 좋긴 했을까. 왜 너는 나를 만났을까. 정말 단지, 같이 잠을 자고 싶어서 시작된 관계였을까.
순수한 모습이 귀엽다는 그의 말에 너무 기뻤다. 키워야하는데, 그게 정말 괜찮냐는 나의 질문에, 기꺼이 그런 마음이 든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나의 순수함은, 너가 예시로 든, 마음이 식은 이유 중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모든 게 궁금하고, 모든 순간들이 후회로 남기도 한다. 바보같이 굴지 말걸. 마냥 좋아하지 말고, 긴장을 했어야하는데. 왜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했을까..
그와의 잠자리가 너무 좋았다. 돌이켜보면 그의 사랑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 너도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나도 사랑받고 있구나. 몸을 맞댄 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다시 또, 의문이 든다. 너는 나를 좋아했을까. 너가 말한, 호감으로 시작한 관계였다면, 언제부터 마음이 닫힌 걸까. 나와의 관계에서 노력을 하고 싶긴 했을까. 우리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곧 끝이 날 관계라는 것을. 달라질 수 있을거라 미련이 남은 내가, 겨우 붙잡고 있는 관계라는 것을.
*
나는 믿고 있다. 결국 이렇게 끝이 났지만, 처음 시작은 너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라고. 그것이 니가 말한 '호감'일지라도, 그건 미약하나마 좋아하는 감정이었다고.
너도 우리의 관계를 위해 노력했었다고. 나에게서 떠나는 너의 마음을 붙잡기위해 조금의 노력을 했었다고. 대화를 하고 싶어했고, 먼저 나와의 약속을 잡았었지. 그것이 나를 평가하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라도, 그건 나를 알고 싶고 조금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었을 거다. 너도 최선을 다했던 거다. 단지 떠나는 너의 마음을 너도 어쩌지 못했을뿐이다.
너의 말대로 우린 달랐던 것뿐이다. 성격이 정 반대라, 가까워질 수 없었던 것뿐이다. 누구의 잘못이 아닌, 그저 그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당연한 흐름이었을뿐이다.
너무 웃기게도, 나는 여전히 니가 좋다. 존중받지 못한 연애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너의 노력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너도 노력했구나.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사람의 마음이 항상 같을 수는 없으니까. 처음 시작엔 너도 나를 좋아했다. 다만 맞지 않았을뿐이다. 너도 처음엔 나를, 사랑했다.
너도 처음엔 나를 사랑했다. 다만 우리가 맞지 않았을 뿐이다.
너와 보낸 시간들은 거짓없이 좋았다. 나를 안을 때 너는, 너의 그 사소한 배려와 노력에서 나는 사랑을 느꼈다. 그 순간은 정말, 너는 나를 사랑했었다.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그 순간 나는 사랑을 받았고, 우리는 함께 같은 곳을 보며 사랑을 했다. 그 순간만큼은 너는 나를 정말 사랑했다.
너와의 연애를 끝내며, 다음번엔 존중 받고 사랑을 흠뻑 받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니다. 나는 이미 너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 그래. 우리에게도 사랑하는 시간이 있었다.
너에게 전해지는 마지막 말로, 예쁜 말을 골라서 해주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이다. 너에게 전해진 마지막 말이 예쁜 말이었어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