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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Sep 05. 2022

내 일상은 헛되지 않았다

ubc필환경시대 지구수다 강연 후기(feat.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빈티지 마니아다.  10년이 넘었는데, 처음엔 독특하고 큰 사이즈의 옷이 많아서였다가, 몇년전 '패스트 패션'이 얼마나 환경파괴를 하는지에 대한 다큐를 보고 속옷이나 양말 같은거 외에는 새옷은 거의 사지 않고 빈티지옷,가방 등을 구매해 입고다닌다.

텀블러도 늘 챙겨다닌다. 쓴지 10년 다 되가는 스텐컵인데, 용량도 커서 어떨땐 밀폐용기 대용으로, 식당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싸오기도 한다. 물건도 하나 사면 두 개 버린다는 생각으로 산다. 예전엔 그냥 예쁘고 귀여우면 막 샀는데, 이제는 이게 진짜 필요한가 곰곰히 생각한다. 있는 물건 중 대체품이 있는지도 본다.


누군가는 이런 날 보고 '궁상'이라 하고, 또는 '혼자 그래봤자 뭐 얼마나 바뀌냐'는 기운빠지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 ubc울산방송 #지구수다 를 알게되었고, 내 작은 실천이 헛되지 않음을 알게되었다.


필환경시대의 지구수다, 착해가지구!울산의 자랑인 멋진 프로그램이다.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하지만 대단히 전문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제로웨이스트샵 운영, 울산에서 쓰는 다회용컵인 '도돌이컵' 등 나도 평소 생활속에서 실천하는 주제들을 흥미롭게 알려줘서 본방사수를 되도록 하려 한다.(안되면 유튜브로도 가능)

https://youtu.be/JkTeSVxJySI

울산최초 다회용 공유컵 <도돌이컵>

오늘은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님이 강연자로 나선 환경토크콘서트'에 다녀왔다. "실천하는 그린인플루언서"줄리안 퀸타르트 님은 십여년전쯤인가...리포트로 나왔을때 우연히 보고 '한국어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뛰어난 입담과 친근한 이미지로 잘 알려진 분이다.

방송을 하면서 플로깅도 적극적으로 하고, 다양한 환경이야기를 여러 매체를 통해 알리는걸 보고 '굉장히 부지런하고 멋진 이구나'했는데, 실제로 강연을 듣고 완전 반해버렸다!!!!!


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소위 '유명인'의 특강을 몇 번 가면- 솔직한 말로 '유명인 얼굴보고왔다'는 식의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 남은 것들이 많았다. 전문가래서 갔는데 방송에서 한 이야기 그대로 하고, 시간관계상 질문도 받지 않고 가기 일쑤거나 본인의 인생담을 신변잡기로 나열한 농담따먹기, 또는 화면을 줄줄 읽는게 끝인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강연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강연자 '줄리안 님'의 환경에 대한 진심과 그를 뒷받침하는 이론, 그러면서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위한 배려와 차선책까지 제시해주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꾸준하게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크고 탄탄한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강연과 함께 나온 화면도 본인의 조카, 본인의 sns에 올린 활동들을 올려 사실감과 신뢰성을 확보했고, 일반인도 알기 쉽게 도표로 보여준 각종 지표는 짧은 강연시간임에도 확실한 임팩트를 주었다.

tv에서 보았을때도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청년(나랑 한살차이밖에 안난다, 오빠!)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친근하고 멋진 사람이다 싶었다. 진짜 묶어놓고(!) 하루종일 수다떨고 싶은 분이었다. 바로 유튜브도 구독했다!

마치고 사진촬영도 하고,이번 강연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언제고 또 이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로비에서 서성거리다 그냥 와버렸다....... ㅠㅠㅠㅠ(태그 거는 것으로 고마움을 대신합니다....)


오늘 강연에서 가장 뒷통수 맞은 이야긴 "코끼리나 황소도 풀만 먹는다"는 것. 이게 뭐 당연한걸 가지고 싶은데, "고기 먹어야 힘이나지"라는 말을 달고 살던 나에겐 정말 충격이었다. 나는 왜 이제껏 이 당연한 걸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내 아이가 튼튼하게 자라려면, 내가 힘이 나려면 고기를 먹어야지 했다. 깊이 반성했다. 아이가 좋아한다는 핑계로 소세지와 햄 등 가공육도 얼마나 많이 먹였던가. 사실 오늘 저녁에도 고기를 먹었다. 다만 좀 달랐던것은, 장볼때 '무항생제'국산 돼지고기인지 보고 샀다는것. 솔직히 당장 아이들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끊을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씩 바꿔보기로 했다. 이것만으로도 오늘 강연 다녀온것의 대단한 성과다.

열심히 메모하며 공부했는데, 이제 이걸 정리해서 실천에 옮겨야겠다. 다음 세대가 아니고 내 이야기라는 것이 참 와닿았다.


좋은 강연으로 나의 작은 실천이 헛되지 않음을 일깨워준 줄리안님과 이 강연을 주최한 지구수다 제작진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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