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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코드

by 박찬수

소스코드

- 매트릭스나 시물레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보면 좋을 영화

- AI, USIM


시물레이션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의 내용은 결말까지도 이것이 시물레이션인지 현재의 주인공의 삶인지 모호한 대답을 내놓고는 관객에게 그 답을 찾으라 권유하는 내용이다.

넷플릭스 블랙미러에서 나오는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제점을 이제 막 그런 소재가 영화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2011년도에 짚어본 영리한 영화이다.

소스코드로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업로드하여, 인권은 가볍게 무시한 체 도구로만 사용한다면 그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USIM 해킹 사태가 났다.

전에도 이런 비슷한 사례들이 통신사마다 있었지만, 이렇게 큰 사태는 처음이다.

2500만 명의 유출이 예상되고 있으며, 각 대리점은 유심이 동이 났다.

금융 서비스에 들어가보면 공지사항으로 보안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

-금융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외 IP 차단 서비스

-단말기 지정 서비스

-신분증 사용제한 서비스

등을 가입해 놓으면 좋다.

유심을 바꾸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나중에 은행에 직접 가서 해지를 해야 한다.

통신사의 귀책사유로 통신사를 옮기려고 하는데 내가 위약금 내야 하는 이상한 상황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항상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일이 터지면 늘 개인이 조심해야 하고, 기업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런데 대기업이 나서서 이번에는 (느렸지만) 먼저 사과를 하고 나섰다. 꽤나 심각한 일인 것이다.

난 이번 해킹 사태는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 이 정도에 해킹 사태면 해커는 입이 근질 거려 다크웹이나 다른 어디에서라도 티를 내기 마련인데 티도 나지 않고 있고, 아직 정부와 통신사는 감도 못 잡고 있다.

북한의 소행이거나 나는 전문 해커가 아닌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전문해커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의 중심에는 AI가 한몫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두 가지의 경우가 존재했었다.

취약점을 발견한 개인의 사람이 각 기업을 해킹, 또는 본인이 원하는 정확한 타깃을 공격하는 소수의 해커와 취약점을 발견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마구잡이로 해킹 하는 다수의 해커. 즉 실력의 갭차가 큰 두 종류의 해커가 있었다면, 이제는 AI를 등에 업고 너나 할 것 없이 시도해 보는 해커들이 존재하는 느낌이다.

그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면 금자탑을 깨 부시는 것에 의미가 있기에 후에 일어날 행동은 더욱더 예상 불가능 하며, 홀로 해킹한 자료들에 겁에 질려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대기업은 대부분 화이트 해커를 데려다가 모의해킹 실험을 한다.

본인 회사에 해킹을 공식적으로 시도해서 취약점을 발견하면 그 취약점을 보완하는 수순으로 일을 진행하곤 한다. 하지만 요즘엔 우스갯소리로 보안이 뚫리지 않는 평소에 보안팀의 존재를 부정한다던가

보안이 뚫리면 뚫렸는데 보안에 대한 투자를 왜 해야 하는가? 하며 이 또한 보안의 존재를 부정하곤 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비유하자면, 우리 집의 대문이나 기업의 입구의 문을 박살내고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물건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번일인데 집안에 있는 구성원들이 죽창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며 또 기업 편을 들것이 뻔하다.

그래서 난 대규모의 해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AI+해커의 조합! 무적이지 않는가?



브런치에서 알람이 두 번이 왔었다.

글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브런치 작가가 선정되고 나서 그동안 쓰고 싶었던 에세이를 써내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어 본 결과 정말 빠른 시간 내에 업로드를 한다는 것을 느꼈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글을 쓰지? 라는 의문점과 그 사람들의 글과 직업이 대략 짐작이 가능한 소개를 보면, 엄청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임에 분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로 찍어 내는 글들이 참 많았다.

브런치는 하루하루 글을 쓰지 않으면 검색에 노출이 적게 되거나 사람들이 내 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 이 이 플랫폼에 맞는 글쓰기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글 하나 써 볼까? 하는 것은 나에게는 하루 종일 일을 하며 그 글에 대한 하나의 구성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펀치라인을 짠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고 비문이 나오곤 한다.

물론 나 조차도 검색이나 자료 조사를 하거나 할 때에는 당연히 생성형 AI를 쓰곤 한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브런치에서 지향하는 글들은 "에세이" 다.

그리고 아직은 AI에게 문체를 학습해서 글을 쓰라고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느끼는 바로는 "경험"이다.

당사자가 겪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세밀한 정보와 감정을 아직은 AI가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경험이 조금이라도 묻어나지 않는 글들은 이제는 AI글 인가? 하고 의심부터 하면서 보게 된 세상에 살고 있다.

글을 최대한 빨리 찍어 내서 내 데이터베이스를 빨리 구축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그래도 내 경험을 살려 "내 글"을 쓰는 것이 좋은 것인가?

현타가 왔다.

그래서 바로 전 글에서 지금 쓰는 글까지의 이해를 하는 과정의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그냥 나대로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글을 써야겠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에는 돌고 돌아 다시 책을 펴고 사람들은 사람이 쓴 글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바래 본다.

AI+사람 = AI라는 공식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그냥 사람이고 싶다. 난 다시금 텍스트와 사람의 힘을 믿는다.

그러니 조금이나마 오타나 비문이 있어도 이 글은 사람이 썼구나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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