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대체 뭐길래?

난무하는 최신 용어들. 우리는 왜 혼란에 빠졌나?

by Han
세상이 변하고 있긴 한 건가?


웹 3.0,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새로운 용어가 쏟아지고,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될 듯 말듯합니다. 점점 더 머릿속이 복잡해져 가고, 다들 좋다니 뭔가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싶다가도 한편에서는 사기다. 거품이다.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트렌드세터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합심하여 사기를 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변화를 못 따라가는 사람들이 이 악물고 시대의 흐름을 부정하고 있는 것일까요?


NFT 혹은 메타버스의 미래 가능성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한다, 기술적 이해를 잘 못하고 있다. 라며 밝은 미래를 설명하려 합니다. 정작 NFT 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그게 뭔데? 라며 질문을 던지면 뭔가 두리뭉실한 답변을 내놓거나 본인도 시대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명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 상태인데 말이죠. 결국 확신이나 결정적인 비전 없이 마냥 밝은 미래만 보고 너도 나도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쏟아지는 수많은 서비스들


물론 차세대 기술인 만큼 개념도 기존과는 다르고, 이게 돼? 싶은 것들이 대세가 되는 경우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들의 설명이 애매모호하다고 해서 기술이 저평가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세히 이해해 볼 생각 없이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취하기에는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혼란한 시대에 필자의 근방에도 NFT 사업이 진행되기 시작하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필자가 NFT가 뭔지, 대체 뭐길래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의견으로 대립을 하고 있는 건지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NFT를 비롯한 각각의 용어들이 정확히 뭔지를 먼저 정의하고, 각 기업들이 내세우는 프로젝트들이 정말 획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이 맞는지, 부풀려진 것인지 따져보고 싶은 것이죠.


우선 필자는 게임 개발 업계에서 10년 차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말단 사원부터 작은 회사이긴 했지만 개발 팀장 역할까지 해보기도 했습니다. 지금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실무 개발을 하고 있지만, 회사 사업이 NFT 사업으로 확장됨에 조짐이 보임에 따라 관련 업무도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개발자인 만큼 NFT 이야기가 나오면 사업의 활용성보다는 그래서 어떻게 만들건대? 기존에 있는 시스템으로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시중에 나오는 용어들의 오 사용이나 서로 간의 대화에서 핀트가 어긋나 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마케팅적인 측면 때문에 내세우는 단어들 때문에 생기게 되는 오해인 것 같네요.


이런 현상을 보며 기술을 풀어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이 겹치다 보니 서로 간의 오해와 논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좀 더 쉽고 직관적으로 이 상황을 파악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웹 3.0 같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면서 알아가 보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확히 일치하지 많은 않는 비유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미리 알리며, 최대한 쉽게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할 것입니다.


우선 용어들을 정리하고 가도록 하죠. 불필요한 용어 사용을 줄이고,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지만 우리는 이 현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용어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으면 많은 블록체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언론에 나와서 이야기를 할 때 이게 특정 회사 프로젝트의 장점이 맞는지, 단순히 기반 기술의 이점일 뿐인지를 모르게 됩니다. 항상 사람 간의 대화에서 오해는 서로 다른 용어의 사용에서 비롯됩니다.



블록체인 관련 교수라는 사람이 나와서 질문자가 가상화폐의 미래 가능성 혹은 NFT의 경쟁력에 대해 물어보면 블록체인의 장점을 설파하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A에 대한 질문을 하면 A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하는데, B에 대한 설명으로 A의 답을 돌려 막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이런 부분 때문에 계속해서 오해는 쌓여만 갑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일 뿐이다.

우선 블록체인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NFT,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기반이기는 하나 굳이 사용하는 유저가 이 개념을 알아야만 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단지 복제 불가, 오픈된 정보 이런 것들로 대표되는데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도 되는 정도죠. 매우 좋은 기술이다 보니 이걸 도입하는 곳에서는 이 기술을 자랑하고 싶어서 꺼내기는 하지만 사실 좋다는 것만 알고 넘어가도 되는 기술일 뿐입니다 나중에 이 특성을 좀 더 확장한 프로젝트가 나오면 그때 살짝 들여다봐도 됩니다.


우리가 A사 스마트폰을 쓰는데, 해당 스마트폰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보안이 좋다고 한들 그냥 좋은가보다 하고 쓰는 거지, 보안 시스템이 뭘로 되어있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안을 처리하고 이런 것까지 일반 유저가 알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세한 정보들은 전문가들이 판단하고 알고 싶어 하는 대중에게 전달해줄 방법을 찾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라도 블록체인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짧게 요약을 하자면 블록체인은 기존에는 우리가 특정 정보를 가진 회사의 컴퓨터에 접속해서 해당 정보를 통째로 가져왔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서 정보를 조각내서 네트워크상 모든 사용자에게 분산시켜 놓고, 이를 체인처럼 엮어놓은 후에, 정보를 가져올 때 이처럼 엮인 블록을 하나로 합쳐서 가져오는 방식의 기술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각(블록)들에게는 이전 거래 내역이 모두 저장되어 있고, 거래 시 이 거래 내역을 네트워크상 모든 사용자들의 조각과 비교하여 위변조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내 거래 내역을 조작한다고 그것이 허용되는 방식이 아니므로 해킹이 불가능해지며, 정보는 모두가 가지고 있으므로 오픈된 정보가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토렌트를 써본 유저라면 토렌트에 시드를 보면 조각나 있는 데이터를 여러 군데서 받아서 하나의 파일로 모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산 처리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같은 개념인 것이죠.


블록체인 : 각종 서비스의 기반 기술


어쨌든 블록체인은 견고한 암호화를 제공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이고, 거래 내역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들이 가상화폐, NFT 같은 것들입니다.


결국 가상화폐가 망하던, NFT가 사기이건, 메타버스가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건에 관계없이 블록체인은 퍼져나갈 것이고,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사용될 차세대 기반 기술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인터넷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죠. 초창기 인터넷은 대중에게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단순한 인터넷 검색 혹은 단방향 통신을 위한 통신 연결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인터넷이라는 것이 가져온 변화는 놀라웠습니다. 당장 시총 100대 기업만 봐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시대를 휩쓸었던 혹은 휩쓸고 있는 기업들이 태어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어차피 블록체인은 시대의 흐름상 사용하게 될 수밖에 없는 기술이고, 그렇다면 이 기술을 사용하여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가에 따라 미래의 대세를 주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생각에 지금도 수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에 달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오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그런데 왜 블록체인으로 논쟁이 많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필자가 보기에는 대중의 질문과 기업 혹은 전문가들의 답변 사이에 축약되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듯이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주장은 애매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다는 말은 사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세상을 바꾼 것이죠. 컴퓨터, 휴대전화, 메일, 각종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쇼핑, 미디어 등 수많은 서비스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 방법이 등장한 것입니다.


결국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었다.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인터넷은 사실 수많은 서비스의 기반 기술이지. 인터넷 그 자체가 상품은 아니라는 것이죠. 통신사의 인터넷은 상품이긴 하지만, 이것 역시 인터넷을 활용한 통신업이죠. 필자가 인터넷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뚝딱 하나 만든다고 인터넷을 사용했으니 무작정 구글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핵심은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대중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다는 말처럼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을 들으면 오해를 하게 됩니다. 블록체인 그 자체가 세상을 어떻게 바꾼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오해를 하지 않았더라도 문제는 같습니다. 대중은 다시 질문을 던지죠. 그래서 그 블록체인이 뭔데?


이 질문에서도 생략된 부분이 있죠. 사실 대중이 묻고 싶고, 물어야 하는 것은 블록체인으로 어떤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는지? 지금 어떤 서비스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지, 그 서비스의 파급력을 궁금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은 그래서 블록체인이 뭔데?라고 던져버리면 전문가들은 그 질문을 듣고는, 문자 그대로 블록체인의 장점을 답변하기 시작하죠.


인터넷으로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에 인터넷을 활용한 구글의 서비스나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알려주고, 그 서비스의 장점, 변화될 세상의 비전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뭔지를 설명하고 있는 꼴입니다. 거짓말은 아니죠. 실제로 블록체인이 뭔데?라고 물어보긴 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대중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인터넷이 나옴에 따라 스마트폰이 나오고, 우리는 걸어 다니면서 통화를 하고, 영화를 실시간으로 보고, 원격으로 무언가를 조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세상의 변화, 즉 서비스를 묻고 있는 건데, 인터넷이 엄청 좋은 기술이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고, 이런 설명을 들어봤자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지? 좋은 것 같긴 한데 그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당연합니다. 인터넷은 기반 기술이고 이것을 서비스로 만들어야 대중에게 와닿는 거니까요.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록체인이 어떻게 동작하고, 얼마나 효율적이고, 그런 것은 대중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블록체인으로 어떤 서비스가 나오고, 어떻게 세상이 변화할지가 중요한 겁니다. 대중과 전문가들은 서로의 질문에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문자의 의도에 대한 고민 없이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블록체인을 설명하다 보니 블록체인이라는 용어가 불필요하게 확대되고, 부풀려져서 마치 블록체인 그 자체가 엄청난 서비스인 것 마냥 거품이 만들어져 버린 것이죠. 그렇기에 대중들이 블록체인에 대한 찝찝함을 느낄 수밖에 없어진 겁니다. 뭔가 보이는 결과는 없는데, 전문가들이 모두 블록체인 찬양가만 부르고 있으니 말이죠.


즉, 우리는 블록체인이 성공한다, 실패한다라는 개념이 아닌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가? 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들을 바라봐야 합니다. 블록체인은 기반 기술이지 기업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므로 우리가 앞으로 하나씩 펼쳐볼 기업들의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의 장점 같은 것은 제외해야 합니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가능성 있는가? 블록체인의 장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아닌,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기업들의 서비스를 살펴보고 그 서비스의 경쟁력 혹은 당위성을 유심히 봐야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