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성인병 같은 질병은 건강한 상태와 질병의 상태를 곧잘 혼동하게 한다. 별로 증상이 없는데도 본인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판정을 내리게 될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인체는 기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정교하다. 인간이 만든 기계 중에서 관리도 안 하는데 수 십 년을 쓸 수 있는 기계가 몇 가지 없을 것이다.
건강의 관리는 간단히 말하면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자동차 같은 기계를 관리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관리하면 된다. 그런데 건강을 관리하는 데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상한 관행이나 사고방식이 많다. 전부터 자동차나 기계도 오래 쓰기 위해 예방점검이라는 방법이 등장하였다. 자동차는 2년마다 한 번씩 10여만 원씩이나 비용을 들여 점검과 수리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일 년에 한 번 불과 약 1만 원의 비용을 들여 건강검진을 하도록 되어 있다. 사람이 단돈 몇백만 원 하는 차보다도 못하단 말인가? 국민소득이 단 몇백 불하던 시대에 기계를 생명보다 중시하던 관행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것이다.
건강을 무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관습은 사회 전반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공장이나 회사의 직원이 건강을 잃어 병원에 간다고 하면 눈총을 주는 상사들이 있다. 기계는 고쳐가면서 쓰고 사람은 병이 든 채로 일을 시키다가 죽을 지경이 되어야 치료를 해야 된다는 생각인지. 이상한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특이한 술자리 문화 역시도 이러한 악습 중 하나이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 평일에도 상사가 제안만 하면 아랫사람은 전원 참석을 하여 술을 마셔야 한다.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서상 이러한 자리를 피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술잔을 돌리며 술을 먹으라고 강요를 한 면 그 부하직원은 간이 나쁘거나, 당뇨, 고혈압이 있는 것과 관계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 술자리에서 가장을 잃은 친구의 부인과 자녀들 생각은 한 번이라도 해본 것일까?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생겨 신체검사에서 발견되어 치료를 권유하면 흔히 의사의 권유를 무시한다. 주변의 의학에 문외한인 가족이나 친지의 충고는 잘 들어서 비방약을 찾아 헤매다 중풍 등 합병증으로 치료 불가능해지면 병원으로 와서 사망한다. 수년 전에 당뇨클리닉으로 유명한 E병원의 통계에 의하면 치료 불가능의 실명, 신장부전, 중풍 등 말기 당뇨합병증을 가진 사람의 80%가 10년 이상 자가 치료나 민간치료에 의존하다가 말기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통계는 이렇듯 의사의 권유를 새겨듣지 않아서 생긴 것임에 분명하다. 본인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평소에도 건강검진을 받아 상태를 파악하고 의사의 지침에 따라 잘 관리하여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명예나 돈은 잃어도 회복할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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