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섭 Jul 29. 2019

느끼함을 쫙 빼보자 '연어 그라브락스'

스물한 번째 접시, 스물한 번째 이야기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와 함께 'VIPS'에 가면 꼭 훈제연어를 먹었습니다. 평소에는 먹지 못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시장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후 유행한 '홍대 돈부리'에서 연어 덮밥을 먹으며 생연어에 눈을 뜨고, 점점 식생활에 연어는 가까운 위치에서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먹는 연어는 먹다 보면 쉽게 물려서 1.5KG을 사도 대부분 구이가 되어버리곤 했습니다. 오늘은 담백하게 연어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그라브락스'를 소개합니다.


 저장식의 일종으로 북유럽권에서 자주 먹는 이 요리의 어원은 스칸디나비아어로 땅속 <Gravad> 묻은 연어 <Laks>입니다. 소복하게 소금과 설탕 그리고 허블 사용해서 절이는 요리인데, 비슷한 친구들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수르수트뢰밍)도 있고, 멸치도 있고, 한국으로 건너 건너오면 과메기도 친구가 될 수 있겠네요.


 


연어 그라브락스

기다림의 미학

재료

연어

소금, 설탕, 레몬제스트, 레몬즙, 딜(허브 사용)

1.3kg 기준 소금 설탕 80g, 레몬제스트와 즙 2개, 허브는 바질과 딜 시드, 로즈마리를 사용했습니다.

빛이 좋은 연어입니다.


1. 소금과 설탕 허브, 레몬제스트, 레몬즙을 넣고 섞어줍니다.


2. 섞은 용액을 연어에 고루 묻히고 랩으로 감싸줍니다.


3. 5~9시간부터 나머지는 취향의 차이로 숙성시켜줍니다 (냉장고)


4. 숙성이 끝난 연어그라브락스의 이미지


5.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가급적 위의 단면으로 써는게 잘 썰려요.


6. 잘 썰리는 칼로 써는게
7. 완성


중요한 것, 소금과 설탕


 '그라브락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금과 설탕을 쓰는 부분입니다. 이는 '삼투압 현상'을 일으키는 촉매로서 물이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이며, 이를 통해 연어의 수분을 외부로 옮겨주어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 주며, 감칠맛을 더하는 작업입니다. 때문에 그 양에 관한 조절이 굉장히 세심하고 또 중요해서 개인의 취향을 찾기에는 여러 번의 시도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패는 경험으로, 경험은 실력으로


 '다음에는 이렇게 하지는 말아야겠다' 늘 성공하는 방식을 찾아서 실행하고, 정해진 공식을 통해서 푼 문제를 통해 답을 찾은 우리에게 실패는 자체를 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너무도 정보가 많기 때문이죠. 성공한 사람도 많고, 그들의 정보도 함께 쉽게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그 말 있잖아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작은 요리에서도 우리는 완벽을 추구합니다. 과연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이번에 요리를 하면서는 제법 많이 실패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소금과 설탕을 제대로 사용해본 경험이 없어서입니다. 두꺼운 부분에서는 더 사용했어야 하고, 보관을 어떻게, 썰기 좋게 미리 손질하여 숙성을 시키는 것에 대해서 모르니 제가 배운 방식, 영상을 보고 흉내내기를 한 것이죠. 그게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모르지만. 해낸 것 그 자체를 성공으로 생각하며. 이런 태도는 결국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인데 말이죠.


 레시피는 그 사람의 방식대로 성공한 방식입니다. 나의 요리가 되어 원하는 목표까지 가기 위해서는 당연하게 좌절하는 경험이 있을 테고, 그 경험을 통해 온전한 내가 만든 레시피가 되는 과정이 생기겠죠. 연어를 절이며 삶에 엉겨 붙은 느끼한 기름기를 빼냈습니다. 고맙네요.


 제법 많이 실패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이 하겠죠. 하지만, 조금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느끼함에 몸서리치는 오늘, 상큼한 연어 그라브락스는 어떠신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부엌마다 있는 '정통', 라구 파스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