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억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살았던 내 집은 멋진 마당이 있는 벽돌집이었다. 아빠가 지은 그 집은 거실로부터 마당 쪽으로 아주 크게 창이 나 있었다.
하루는 외할머니께서 우리 자매를 돌봐주러 오셨다. 잠깐의 시간이었는데 우리는 못 참고 그 큰 창문의 방충망에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저 멀리 보이는 옆 마을로 향하는 길을 향해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여름날이었던 것 같다. 하염없이 그곳을 보며 엄마가 나타나길 바랐다. 그쪽으로 걸어가 사라졌던 걸까 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그 점을 향해 눈을 떼지 못하고 울었다.
나와 내 동생은 외할머니가 빗자루를 타고 오셨거나 보라색 거품이 나는 약을 만드는 사람도 아닌데 참 과하게 무서워했다. 더러운 방충망에 얼굴을 붙이고 딱 달라붙어 울고 있는 자매의 모습이라니 아마 외할머니께서는 너무 어이없어서 우리의 뒤편에서 웃고 계시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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