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떤 대상에 대한 자신의 취향, 선호도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주변에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평가나 평판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어 쉽지는 않은 일이죠. 그래서 가끔은 숨기고 거짓으로 꾸미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주변의 기대에 나를 맞추기도 하고 실제 나의 취향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옷이나 간단한 물건을 구입할 때 타인에게 의지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지인들을 지겨울 정도로 괴롭혔던 경험이 많아요. 나라는 사람의 취향이 없으니 주변 사람들을 달달 볶는 것입니다.
가끔은 그 사람의 취향이 나의 것이라는 착각을 하거나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이 나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마저 하게 됩니다. 얼마 전 퍼스널 컬러가 쿨톤이라는 나에 대한 간단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음에도 옷장 대부분의 옷을 입지 못하게 된 걸 보면 얼마나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 알 수 있어요.
2. 스스로에 대해 알기
본격적으로 나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전쯤부터인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던 휴식 방법은 의식의 흐름대로 멍하니 쉬거나 친구를 만나서 정신없이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던 생산적인 결과는 남지는 않았어요.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했지만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본 적은 있어도 독서노트를 써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습니다. 독후감은 그저 숙제 같은 개념이었죠. 불렛저널이라는 개념을 만나고 SNS 계정에 예쁘게 꾸며진 독서노트를 본 것이 그 계기였을 것 같아요.
한 번 글을 써보니 사실 나는 이런 느낌의 사람이었구나, 이런 주제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자각이 되었습니다. 기록한다는 것은 나에 대해 타인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타고난 기질이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죠.
3. 그리고 사랑하기
이제는 '좋아하는 음식을 감자 같은 음식재료로 답하는 사람은 처음이야 정말 신기해'와 같은 말에 의기소침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머릿속에서는 내가 감자 마을의 일등 농부나 감자 축제의 사회자가 된 상상을 하며 혼자 웃어넘깁니다.
"알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보면 참으로 느끼게 된다"라는 조선시대 한 문장가의 말이 있습니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님의 "알면 사랑한다"말도 유명하죠. 앎을 최고의 가치로 둔 갓 쓴 선비님들의 공부에 한정된 이야기만은 아닐 겁니다.
평가하라면 하라지요. 편견 가질 테면 가지라지요. 이제는 그런 시선 따위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내가 느끼는 세상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참으로 느끼고 살 겁니다.너 자신을 알라? 아니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