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우리는 보이는 모습에 신경 쓰면서 살아갑니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신경 쓰는 정도도 다르고, 또 그 대상에 따라서 내가 어떻게 보일지도 대해서도 신경 쓰면서 살아갑니다. 특별히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으면서 나를 평가하는 그 눈과 만날 때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의 눈을 신경 쓰면서, 그 사람들의 눈 안에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학교에서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열심히 잤지만, 집에 오면 그 피곤함을 부모님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눈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말이죠.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서 교수님의 눈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내가 마음에 드는 여자의 눈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내 모습들을 꾸미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나를 지켜보고 있는 절대적인 눈이 있다면 어떻게 바뀔까요? 나의 모습을 24시간 지켜보고 있는 눈이 있다면, 그 눈을 가진 자가 나의 모습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고, 또 그 평가에 따라서 나의 미래가 결정된다면... 내가 고3인데 엄마가 나를 계속해서 CCTV로 감시하고 있다면, 선생님이 따라다니면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여자 친구가 나의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본다면…. 분명 내 모습은 다를 것입니다. 그 눈에 대한 평가를 신경 쓰면서 나는 나와 맞지 않는 옷을 계속해서 입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눈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인에 시선에 흔들렸던 자신을 반성하게 될 것이고, 진짜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내가 타인을 향해 가졌던 시선, 내 눈 안에 드는 사람만을 만나려고 했던 그 시선 역시도 반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는 내 시선 밖에 있었던,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게 되겠죠.
나를 평가하는 눈총 어린 시선과 나를 받아들이는 사랑의 시선. 다른 이를 평가하는 차가운 시선과 그들을 받아들이는 따뜻한 시선. 우리에게 다가오는 눈들을 바라봅시다.
*나의 시선, 아크릴 물감, 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