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된장찌개에 어떤 재료가 들어갑니까? 된장, 설탕, 애호박, 무, 고추, 버섯, 양파, 파, 고춧가루, 깐 마늘, 두부, 새우, 쌀뜨물... 이런 찌개에 필요한 것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불’입니다. 된장찌개는 끓이면 끓일수록 맛있어집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불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물을 끓게 합니다. 또한 그 모든 재료들이 어우러질 수 있게 합니다.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게 이끌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생각지도 못한 맛을 내게 합니다.
불의 역할이 그렇습니다. 불은 마늘의 알싸함이나 양파의 매운맛을 없애줍니다. 무의 시원한 맛도 호박의 단맛도 더해줍니다. 불은 그 모든 재료의 맛을 하나가 되게 합니다. 필요 없는 맛들은 제거하고, 필요한 맛들은 더해주면서 말이죠. 불은 재료들의 맛을 죽이는 것만 하지 않습니다. 특정한 맛을 죽임과 동시에 특정한 맛을 살립니다. 그러면서 서로가 어우러질 수 있게 만들죠.
사랑을 우리는 흔히 ‘불’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역할도 그렇습니다. 사랑은 우리가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게 합니다. 분열을 일으키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장점들은 배가 되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맛을 세상에 낼 수 있게 만듭니다.
*사랑의 맛, 아크릴 물감, 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