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과 낡음”
길을 걷다 때론, 곱게 늙어 가는 분을 만나면 세상이 참 곱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도리어 새로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곱게 늙어가는 이들은 늙지만 낡지는 않습니다. ‘늙음과 낡음’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품은 뜻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달 릴 수 있습니다.
‘늙음과 낡음’이 함께 만나면 허무와 절망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늙음이 곧 낡음이라면 삶은 곧 '죽어감'일 뿐입니다. 늙어도 낡지 않는다면 삶은 나날이 새롭습니다. 몸은 늙어도 마음과 인격은 더욱 새로워집니다. 더 원숙한 삶이 펼쳐지고 진리에 대한 더 농익은 깨우침이 다가옵니다.
늙은 나이에도 젊은 마음이 있습니다. 늙어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겉은 늙어 가도 속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아름답게 늙는 것입니다. 겉이 늙어 갈수록 속도 더욱 낡아지는 것이 추하게 늙는 것입니다.
곱게 늙어 간다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멋모르고 날뛰는 청년의 추함보다는 고운자태로 거듭 태어나는 노년의 삶이 더욱 더 아름다울지도 모릅니다. 행여 늙는 것이 두렵고 서러우신가요? 그것은 마음이 늙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월의 흔적, 수채화 물감, 종이 35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