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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10. 2021

기억되기를 바라는 나

“존재”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기억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에서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뜻합니다. 더 나아가 그 기억은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만듭니다. 기억된다는 것은 그렇게 내가 죽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기억될 때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고, 의미 있는, 그리고 살아있는 존재가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기억에 남기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나를 예쁜 포장지에 포장하고, 나를 좀 더 큰 사람으로 부풀립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게, 내 진짜 모습보다 크게, 내가 가진 마음보다 더 고귀하게 포장을 합니다.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자신을 부풀린다고 신경 쓴 나머지 정작 기억해야 할 것들은 기억하지 못하면서 지냅니다. 내 안에 나의 것들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남이 들어갈 자리는 마련하지 못하고 오히려 줄여드리려고 합니다. 내가 살리기보다는 나를 살리는 쪽을 선택하면서 지냅니다. 좀 더 많이 가지고 좀 더 커짐으로써 말이죠. 우리는 언제부턴가 기억하기보다는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기억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됩니다. 계속해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이들을 내 기억 안으로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기억함으로써 기억되는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억밖에 있는 사람들을 기억함으로써, 기억되는 존재..  그게 우리인 것 같습니다.



                     *기억의 굴레, 소묘, 4B연필  먹물 ,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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