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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11. 2021

Inside Out

“감정의 모습”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내면에 있는 5가지 감정들이 밖으로 표출되어 나타나는 영화입니다. 영화에서는 내면에 있는 5가지 감정을 밖으로 의인화하여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쁨, 슬픔, 화, 까칠, 소심. 이런 감정들이 ‘라일리’라는 아이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 감정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리더는 ‘기쁨이’입니다. 그는 라일리라는 아이를 계속해서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 아이의 기억 구슬들을 기쁨이의 작용을 통해서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항상 사고를 치는 아이는 ‘슬픔이’입니다. 그 아이가 감정의 컨트롤을 가지고 있을 때, 사고는 나타나게 되죠.


   밝게 자란 레일리가 전학을 가게 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도 기쁨이는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모든 상황을 기쁜 기억의 구슬들을 활용해서 기쁨의 상황으로 바꾸려고 하죠. 그때에 주된 기억의 구슬을 놓고 슬픔이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감정의 사령부에서 기쁨이와 슬픔이가 벗어나게 됩니다. 이후에 기쁨이와 슬픔이는 레일리의 사령탑에 들어가기 위해서 갖은 고난을 겪게 됩니다. 레일리의 기억 속을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죠.


   마지막 순간에 이야기하는 것은 레일리의 감정은 단순히 기쁨이 만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순간순간들에 기쁠 수 있는 것은, 슬픔과 화 까칠함과 소심 등의 다른 감정들이 함께 있기 때문임을 그들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나타난 기억의 구슬은 무지개색으로 표현되어 나타나죠. 하나가 그 사건을 이야기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의 사건은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소중하게 나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는 기쁨이의 모습만을 바라면서 살아가고 그것이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항상 기쁘려고 만 합니다. 하지만 기쁨이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슬픔이가 있어야 다른 이들의 슬픔에 함께 아파할 수 있습니다. 화가 있어야만 내 마음의 모습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까칠할 때 까칠할 수 있어야 나를 지킬 수 있고, 소심할 때 소심할 수 있어야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합쳐진 모습이 바로 나입니다. 하나도 필요 없다고 버릴 때 우리는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전후의 차이가 있겠지만, 슬픔과 기쁨은 어느 하나만 나에게 계속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떨어질 수 없이 우리에게 함께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들이, 그 모습에 대한 기억의 구슬들이 우리의 역사를/우리의 모습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 과정의 모습을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십자가만 우리에게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나에게 나타나는 모든 일들 뒤에 있는 과정을 혹은 결과를 살펴보면서 자연의 섭리를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지는 나의 감정, 데생, 콩테,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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