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차의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지난해 대비 34.5%가 증가하였으며, 같은 기간 국내 차량 전체 내수 판매량이 14% 감소한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셀토스, 코나 등 소형 SUV 판매량보다 경차의 판매량이 추월한 것은 6년 만에 이르는 결과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소형 SUV나 쏘렌토 등 인기 차종은 출고 대기가 길게는 18개월까지 있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짧은 출고 기간을 가지고 있는 소형차가 잘 팔리는 이유 중 하나다. 경차의 판매량이 증가하였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렇다면 가격 싸고 연비 괜찮은 경차가 왜 이렇게까지 기피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그돈씨’가 무조건
따라오는 경차
경차 구매를 고려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뜯어말리기도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경차를 몰고 다니면 도로에서 끼어들기를 해주지 않거나 운전자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 방송사의 취재 결과 경차를 몰고 다닐 때와 슈퍼카를 몰 때가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었다.
출발 신호로 바뀌고 슈퍼카는 10초 정도 기다린 뒤 경적을 울렸고, 경차의 경우는 단 3초 만에 격렬하게 경적을 울렸다. 물론 이 취재는 극과 극의 실험이었지만, 사실상 도로 위에선 더 심하다. 그렇기에 각종 세제 혜택이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차라리 조금 큰 차를 사서 안 좋은 대우를 받지 말라는 취지로 큰 차를 권유하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경차 가격이 아반떼의 기본가격과 맞먹는 정도로 저렴한 경차라는 이미지가 사라진 지 오래되어, 1분기 판매가 증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판매량은 저조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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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도 그렇게
좋지 않아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캐스퍼 가솔린 1.0L V3 모델은 최고 76마력에 터보 모델은 100마력까지 나오고, 공인 연비는 14.3km/L로 터보 모델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차는 좋은 연비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캐스퍼의 연비는 소형, 준중형 가솔린 모델들과 별 차이가 없다.
극단적이지만 7세대 아반떼 1.6L 가솔린 스마트 모델은 1,717만원에 공인 연비는 14.4km/L~15.4km/L까지 나오고, 최대 출력은 123마력이다. 수치상 놓고 보아도 아반떼가 더 우위에 있으며, 승차감이나, 부수적인 것들을 고려해도 캐스퍼가 나은 점은 그저 공간 활용도뿐이다. 그마저도 공간 활용을 위한 옵션은 풀옵션 1,988만원으로 아반떼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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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는 정부의 정책으로 생각보다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데, 유류세가 연간 20만원까지 환급되기도 하면서, 각종 공영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등 많은 사람들이 “혜택이 없으면 경차는 의미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요즘 경차 중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캐스퍼의 가격을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데, 거의 풀옵션 사양이 아니면 어려운 상태에 그 가격이면 또 아반떼와 비슷하다.
게다가 고속도로는 차량들의 흐름이 중요한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최근 레이를 타고 서울에서 수원을 가봤지만, 80km/h 이상의 속도를 내면 차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사고의 위험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차마다 다르겠지만, “가격과 연비만 보고 경차를 선택하기엔 운전자의 안전과 다른 운전자의 운행까지 방해되는 게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