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차의 상징’ 폭스바겐 비틀이 웬만한 슈퍼카보다 비싼 수제 자동차로 탈바꿈해 화제다. 최근 독일의 수제 자동차 제조사 ‘밀리비에(Milivié)’는 1970년형 폭스바겐 비틀 1303 기반 신차 ‘밀리비에 1’을 공개했다. 오리지널 비틀의 총생산량 2,200만 대를 상징해 단 22대만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57만 유로, 우리 돈 약 7억 7천만 원에서 시작한다.
밀리비에는 1을 만들기 위해 상태 좋은 비틀 1303 차량을 엄선하고 섀시 일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재설계했다. 안테나, 펜더 돌출형 방향지시등, 크롬 범퍼 등의 옛날 부품을 들어낸 후 현대적인 디자인의 사이드미러와 매립식 도어 핸들, 덕 테일 스포일러를 적용했다. 헤일로 형태의 DRL은 포르쉐 718 RSK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LED 헤드램프와 말발굽 모양의 테일램프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거의 모든 부분 재설계
현대식 사양 두루 적용
더욱 커진 휠 하우스에는 직경 19인치 알루미늄 휠이 들어간다. ‘알콘’ 사에서 공급받은 전륜 6P, 후륜 4P 모노 블록 캘리퍼와 저소음 패드, 지름 343mm 로터 조합의 브레이크 시스템이 휠을 가득 채운다. 전/후륜 모두 트윈 튜브 댐퍼와 결합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되며 지상고, 토우, 캠버 및 캐스터 설정까지 고객 요구에 맞춰 설정된다. 이는 핸들링 특성이 각 차량에 따라 언더스티어일 수도 있고 오버스티어일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밀리비에는 전동화 대신 정체성 유지를 택했다. 카뷰레터가 달린 공랭식 2.28L 4기통 엔진이 후미에 탑재되며 포르쉐 964 카레라에 적용된 바 있는 ZF 4HP 4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뒷바퀴를 굴린다. 구식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전자 점화 시스템이 기온, 습도, 고도, 운전 스타일 등 여러 변수를 실시간 반영해 항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밀리비에가 자체 개발한 3가지 변속 모드가 제공되는데 옵션인 변속 패들을 장착하면 수동 모드도 쓸 수 있다.
편의사양 가득한 실내
원격 공조 제어도 가능
실내도 첨단 사양으로 가득하다. 아날로그, 디지털 등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는 계기판과 스마트폰 연동, 공조 제어 기능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2.3인치 화면 2개를 이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에 통합된다. 우적 감지 와이퍼와 자동 상/하향등은 기본,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8방향 장애물 센서와 듀얼 카메라도 적용된다. 4개의 카본 버킷 시트에 내장된 히팅 기능은 0~100% 단계로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1~2열을 가로지르는 센터 콘솔에는 앞, 뒤 좌석에서 각각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C 타입을 포함한 USB 포트와 220V 콘센트, 음료 온도를 보존하는 냉온장 컵홀더가 적용된다. 9개의 마그네슘 스피커로 구성된 오디오 시스템은 주변 소음, 탑승자 위치에 따라 최적의 성능을 제공하며 서브 베이스는 50~100Hz의 초저음 음역대도 출력한다. 밀리비에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 시동, 공조 제어와 내비게이션 경로 설정도 가능하다.
고객 맞춤형 주문생산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응
밀리비에 1은 앞서 언급한 얼라인먼트 세팅부터 변속 패들 위치, 휠 도색 마감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고객 취향을 반영해 맞춤 생산된다. 모든 생산 과정이 수제작으로 진행되는 만큼 차 한 대가 완성되기까지 1,000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차량 인도는 2023년 7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진행된다.
해외 네티즌들은 밀리비에 1이 가치 있는 모델이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그 돈이면 롤스로이스 팬텀을 사지”라고 말했으며 “오리지널 비틀을 사 와서 리스토어, 커스텀 튜닝까지 해도 5만 달러면 충분한데 저건 터무니없이 비싸다”라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롤스로이스 팬텀과 맞먹는 금액을 비틀 리스토모드 차량에 투자할 22명은 과연 누가 될지 궁금한 마음을 뒤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