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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ul 04. 2022

"이딴걸 누가 사냐?" 했었던 전기차, 이래서 팔립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전기차의 상품성을 강화하는 데 여념이 없는 상태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 규모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우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매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와중에 영국의 완성차 업체 미니는 주행거리가 200km도 채 안 되는 전기차를 선보였다. 바로 미니의 첫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이다. 주행거리만 보면 ‘이걸 누가 살까?’ 싶지만 해당 차량, 상당히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중이라 한다. 주행거리가 200km도 안 되는 전기차가 판매되는 이유, 도대체 무엇일까?


주행거리 159km

확실히 부족한 수치다

미니 일렉트릭은 지난 2019년에 최초 공개된 차량으로 국내에는 2022년 2월에 정식 출시됐다.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27.5kg.m의 성능을 내는 전기 모터가 탑재되어 있으며, 32.6kWh 용량의 배터리를 통해 한국 환경부 기준, 1회 완충 시 159km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확실히 타사의 전기차들과 비교해 보면 수치적으로 크게 부족한 느낌이 든다. 당장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만 봐도 가장 낮은 등급인 스탠더드 모델이 336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고, 롱 레인지 모델까지 가면 429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근데 잘 팔린다고?

애초에 타깃이 달라

대중들은 전기차에 있어서 주행거리에 상당히 민감하다. 그러니 주행거리가 159km에 불과한 전기차가 팔려봤자 얼마나 팔리겠는가? 이게 미니 일렉트릭이 국내에 출시됐을 당시에 대중들이 갖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해당 차량은 대중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꽤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당장 6월까지의 판매량만 봐도 총 539대로, 동기간 미니 전체 판매량의 11%를 차지한다.


미니 일렉트릭이 이런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해당 차량의 타깃이 타사의 전기차들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애초에 장거리 운전 등의 많은 주행거리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은 타깃으로 두질 않는다. 미니 일렉트릭의 1차 타깃은 단거리 운전을 주로 하는, 즉 거주 지역 내 이동을 주로 하는 소비자다.


전기차에도 정체성이

도심형 전기차 만들어

여기서 의문 하나가 생긴다. 주행거리가 길면 길수록 장거리와 단거리, 양쪽 모두 적합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 말이다. 물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선 미니가 현재까지도 가진 작은 차체의 정체성을 알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겠다.


미니는 작은 차체에서 느낄 수 있는 최상위 주행 성능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다. 그런 미니가 주행거리 때문에 차체의 크기를 키우고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넣으려 할까? 그것보단 정체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도심 주행에서만큼은 최상위 주행 성능을 선보이는, 즉 완벽한 도심형 전기차 쪽으로 그 방향을 잡은 것이다.


완벽한 도심형 전기차라는 방향은 미니 일렉트릭의 2차 타깃이 누군지 말해준다. 바로 장거리용 자동차를 소유한 소비자다. 이런 게 통할까? 싶지만 미니 일렉트릭은 세컨드카로는 매우 매력적인 차량이다. 대부분 패밀리카로 사용되는 장거리용 자동차와 달리 스포티한 주행을 느낄 수 있고, 유지 비용도 상당히 저렴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미니 일렉트릭은 생각 외의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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