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와 준중형차는 사회초년생들의 첫 차로 많이 거론되는 차종이다. 한때 소형차도 있었지만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에서 힘을 못써 SUV를 제외하고 모두 단종되었다. 소형 SUV는 준중형차보다 차체가 작은데도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니 차순위로 미뤄두는 경우가 많다.
결국 경차와 준중형차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데 아무리 봐도 체급 차이가 너무 난다. 하지만 현재 가장 잘나가는 경차 캐스퍼와 준중형 대표 모델 아반떼의 유지비를 비교해 보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비슷한 예산으로 구매한다는 전제를 위해 캐스퍼는 1.0 가솔린 터보에 17인치 휠을 포함한 풀옵션 모델, 아반떼는 1.6 가솔린 스마트 트림 15인치 휠 기준으로 잡았으며 LPi 모델도 특별히 추가해서 비교했다.
자동차세는 캐스퍼 승
연간 19만 원 절약
자동차 유지비는 기름값부터 세금, 보험료, 소모품 교환비, 통행료, 주차비 등등 꽤 많은 항목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간략한 비교를 위해 개인차가 큰 보험료, 주차비 등을 제외하고 유류비와 세금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았다. 유류비는 휘발유 2113원, LPG 1101원을 기준으로 잡았다. 우선 자동차세는 당연하게도 캐스퍼의 승리다.
캐스퍼는 자연흡기, 터보 모두 배기량이 998cc이며 cc 당 80원에 불과한 경차 세금이 적용되어 1년에 103,792원만 납부하면 된다. 반면 아반떼 1.6 가솔린의 배기량은 1,598cc인데다가 cc 당 140원이 적용되어 연간 290,836원을 내야 한다. LPi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배기량이 근소하게 낮지만 1,274원 저렴할 뿐이다. 결론은 캐스퍼를 타면 매년 18~19만 원 정도가 굳는다.
연료비는 아반떼가 역전
자동차세보다 차이 커
하지만 자동차세로 아낀 돈은 다시 유류비로 빠져나가게 된다. 캐스퍼 터보 17인치 휠 사양의 복합연비는 12.3km/L에 불과하다. 연비를 깎아 먹는 4단 자동변속기와 터보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반떼 1.6 가솔린은 15인치 휠 기준 15.4km/L가 나온다. 지능형 무단변속기인 IVT와 연료 효율이 개선된 1.6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역할이 컸다.
매년 1만 km를 탄다고 가정하면 캐스퍼 1,717,886원, 아반떼 1,372,078원으로 345,808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LPi 모델은 캐스퍼보다 68만 원가량 더 저렴하다. 연간 주행거리를 1만 5천 km로 올리면 아반떼 가솔린과 LPi로 각각 52만 원, 100만 원씩 아낄 수 있다. 현재의 고유가 영향도 크지만 리터당 3km 이상 벌어지는 연비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오래, 많이 탈수록 유리
가격 차이 상쇄도 가능
연간 자동차세와 유류비를 종합해 보았다. 연간 1만 km 주행 기준 아반떼 가솔린이 캐스퍼 대비 16만 원, LPi는 50만 원가량 저렴하며 1만 5천 km 주행 시 각각 33만 원, 83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주행거리와 비례하는 연료비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많이 탈수록 아반떼가 유리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가격 차이를 자동차세와 유류비로 상쇄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현재 캐스퍼 인스러페이션 풀옵션 등록비용 포함 가격은 20,459,200원이다. 아반떼는 스마트 트림에서 17인치 휠을 제외한 모든 옵션 선택 시 가솔린 22,958,847원, LPi 24,456,294원이다. 고로 아반떼 가솔린 250만 원, LPi 400만 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만약 연간 2만 km를 주행한다면 아반떼 가솔린은 5년, LPi는 4년 내로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유지비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캐스퍼 풀옵션을 구매해 유지할 여건이 된다면 아반떼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