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상승하는 국제유가 때문에 운전자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 시국의 진정한 승자는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LPG 차량도 관심을 끌고 있다. 휘발유의 절반 수준인 LPG 가격이 동급 하이브리드 차량 대비 낮은 연비마저 상쇄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모델, 같은 배기량에 옵션 구성까지 일치하는 가솔린, LPG 차량을 비교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차량으로는 현대 아반떼, 쏘나타, 기아 K5 등이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아반떼를 다뤄보기로 했다. 최하위 트림에 옵션마저 없는 일명 '깡통차'와 최상위 트림에 모든 옵션을 추가한 '풀옵션' 차량의 총 구매 비용과 주행거리별 유지비를 각각 비교해 보았다.
총 구매 비용
140만 원 차이
먼저 아반떼 스마트 트림에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사양의 취등록세 포함 구매 비용을 살펴보았다. 가솔린 모델은 20,560,367원, LPi 모델은 22,058,196원으로 1,497,829원의 구매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이지만 버튼시동, 스마트키, 오토 에어컨과 열선 스티어링 휠 및 시트가 모두 빠진 사양이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풀옵션 사양의 경우 N로고 플로어 매트 옵션만 제외했다. 해당 옵션은 가솔린에만 제공되고 LPi에선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의 총 구매 비용은 28,364,756원, LPi 모델 29,724,463원으로 1,359,707원 차이다. 준중형 세단이라도 풀옵션 차량은 취등록세 포함 3천만 원에 육박한다. 트림별로 차이는 있지만 가솔린, LPi 모델 간 대략 140만 원 안팎의 가격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세금은 비슷하나
연료비 차이 커
자동차 유지비에는 연료비, 보험료, 세금 외에도 통행료, 주차료, 소모품 교환 비용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간략한 비교를 위해 세금과 연료비만 비교해 보았다. 아반떼 가솔린과 LPi의 배기량은 각각 1598cc, 1591cc로 근소한 차이가 있다. 복합연비 역시 15인치 휠 기본인 스마트 트림과 17인치 휠이 기본인 인스퍼레이션 트림 간 차이가 존재한다. 가솔린의 경우 15인치 휠 15.4km/L, 17인치 휠 14.5km/L이며 LPi는 15인치 휠 10.6km/L, 17인치 휠 10.3km/L이다.
LPi의 연비가 훨씬 낮음에도 연료비 지출을 뒤집는 요인은 LPG 가격이다. 작성일 당시 유가를 반영해 휘발유 2095원, LPG 11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았다. 스마트 트림의 경우 1년 1만 km 주행 기준 LPi 모델이 323,928원을 절감할 수 있다. 2만 km로 늘릴 경우 646,581원으로 벌어진다.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1만 km 주행 시 378,141원, 2만 km 주행 시 755,007원의 연간 연료비 및 세금 차이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LPi의 저렴한 유류비로 가솔린보다 비싼 가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최소 2년 이상 소요
4년 이상 탄다면 LPi
스마트 트림에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고 연간 주행거리가 1만 km 가량이라면 LPi 모델 구매 후 5년가량을 타야 한다. 정확히는 4년 8개월 이상 운행해야 유지비로 초기 구매 비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만약 차량 운행이 잦아 연간 2만 km를 탄다면 2~3년만 운행해도 가솔린 대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된다.
인스퍼레이션 트림 풀옵션 모델이라면 어떨까? 우선 스마트 트림에 비해 조금 더 유리하다. 연간 1만 km 주행 기준 3년 7개월만 운행해도 된다. 매년 2만 km를 운행한다면 2년 이내로도 극복 가능하다. 하지만 LPG 차량을 구매할 땐 경제성뿐만 아니라 운행 편의성도 고려해야 한다. 연비가 낮은 만큼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훨씬 짧으면 LPG 충전소 또한 주유소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약간의 불편을 감내할 수 있고 신차 출고 후 4~5년 동안 차를 바꾸지 않을 예정이라면 LPi 모델이 유리하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