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지난 2017년 모델 3, 모델 Y 출시 당시 '키팝(Key fob)' 스마트키를 제공하지 않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초기 모델 3와 Y는 기존의 스마트키 대신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을 활용해 차량 문을 여닫았으며 배터리 방전 등 스마트폰 키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NFC 카드키가 별도 제공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했고 테슬라는 결국 모델 3, Y 전용 키팝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모델 S와 X의 경우 키팝이 기본 지급되어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었지만 곧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의 테슬라 전문 매체 'Drive Tesla Canada'에 따르면 이번 달 모델 S 혹은 X를 인도받은 고객들은 키팝을 지급받지 못했으며 한 고객은 탁송기사로부터 지난 1일 출고분부터 변경된 방침이 적용되었다는 안내를 받았다. 반면 키팝을 지급받은 고객도 일부 있어 새로운 방침이 점차 적용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NFC 카드키는 그대로
테슬라 공식 입장 없어
테슬라는 해당 사항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외신 CarBuzz는 고객 대부분이 키팝 유무에 신경 쓰지 않고 모바일 앱이나 NFC 카드키 사용을 선호한다는 테슬라 자체 통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어서 이 문제에 대한 트위터 게시물과 댓글을 확인해본 결과 테슬라 오너들이 키팝의 미지급에 개의치 않으며 스마트폰과 카드키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반이 장기적으로 실물 스마트키를 없애고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커넥티드카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생성된 디지털 키가 실물 스마트키 못지않은 보안을 보장하며 연료 잔여량과 타이어 공기압 등 부가 정보 또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물 키가 줄어듦으로써 부피를 차지하는 소지품이 하나 줄어든다는 이점이 크다.
실물 키 점차 사라질 듯
안면인식으로도 열어
BMW는 지난 2020년 iOS 전용 디지털 키에 이어 작년 말 안드로이드 전용 디지털 키를 추가로 출시했다. 전용 앱을 다운로드한 후 스마트폰 자체 보안 앱과 연동해 사용하며 컴포트 액세스 옵션이 적용된 BMW 차량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3월부터 디지털 키를 내놓았다. BMW,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NFC, 블루투스 통신을 활용한 방식이다.
실물 키 없이 디지털 키가 내장된 스마트폰만 소지하면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최대 세 명까지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 있다. 작년 출시한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에는 디지털 키조차 필요 없이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도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되었다. 여러모로 편리하고 한층 탄탄한 보안을 자랑하지만 과연 장점만 있을까?
상황 따라 불편
앱 문제 발생도
현재의 디지털키는 아직 실물 스마트키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상태다. 작년 11월에는 테슬라 디지털 키 앱 장애로 인해 전 세계 테슬라 일부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발렛 파킹이나 정비소 입고 등 타인에게 잠시 차량을 맡겨야 할 경우 디지털키를 즉시 공유하기 어려우며 스마트폰 배터리 방전이나 분실 등의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 단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테슬라 오너는 키팝을 별도로 구매해 사용한다. 블루투스 딜레이가 발생하는 디지털키에 비해 반응이 빠르고 차량 호출 기능을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은 덤이다. 키팝을 기본 지급 품목에서 제외한 테슬라조차 별도 구매는 가능하도록 남겨둔 만큼 디지털키가 실물 스마트키를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