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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05. 2022

BMW가 다 망쳐놨네, 결국 옵션 구독 넣겠다는 현대차

탁송 중인 아이오닉 6, 그랜저 GN7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최근 자동차에 탑재되는 옵션 사양을 월 단위로 구독하는 옵션 구독제 서비스가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7월 BMW는 각종 편의 기능을 구독제로 이용하는 'BMW 커넥티브 드라이브' 서비스를 공개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열선 등 보편적인 사양도 포함되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한국 시장에서는 해당 기능을 구독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때 네티즌들은 "옵션 들어간 찻값은 그대로 받으면서 구독료를 별도로 받아 폭리를 취한다", "아예 에어백 같은 기본 안전사양도 구독하라고 하지?"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현대차도 따라 할까 겁난다"며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그런데 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차가 최근 자동차 구독 모델을 수년간 연구해 왔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논의 중"

SW 기반 관심 커

BMW iX3
현대차그룹 사옥 /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수년간 구독 모델을 연구해 왔습니다. 현재는 구독 모델의 대상을 기계 기반(Mechanical-Based Features)으로 할지 기술 기반(Technologically-Based)으로 할지 논의 중입니다." 지난 3일,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이 호주에서 열린 아이오닉 6 공개 행사 당시 한 말이다.


지난 2018년 부임한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 출신으로 고성능 디비전 M에서 30년간 재직한 바 있다. 현대차로 옮긴 후 'N 브랜드를 개발하는 고성능 사업부의 초대 부사장을 맡았으며 작년부터는 글로벌 CMO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현대차는 기계 기반보다는 기술 기반 모델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 단계에서 더 이상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BMW와 다를 듯

테슬라도 FSD 구독

테슬라 풀 셀프 드라이빙(FSD)
OTA 업데이트 / 현대차그룹

최근 완성차 회사들이 내놓는 옵션 구독 서비스는 통상 하드웨어 기반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나뉜다. 이미 모든 옵션을 탑재된 차량을 팔고 각 기능의 작동을 위해 구독료를 청구하는 BMW의 방식이 전형적인 하드웨어 기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EQS의 후륜 조향 옵션을 구독 서비스로 시범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후륜 조향 기능이 포함되는데 '리어 액슬 스티어링' 옵션을 구독하면 타각이 기존 4.5도에서 최대 10도로 확대된다.


소프트웨어 기반 모델은 테슬라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테슬라는 작년 반자율주행 기능인 FSD(Full Self Driving)에 구독 옵션을 추가했다. 본래 1만 2천 달러(약 1,570만 원)에 달하는 옵션을 필요에 따라 매월 199달러(약 26만 원)에 쓸 수 있게 됐다. 또한 최근엔 내비게이션 구독 옵션을 도입했다. 내비게이션과 음성 인식 등이 포함된 스탠더드 커넥티비티는 원래 기본 사양이었으나 지난 7월 20일 이후 계약한 차량은 해당 기능을 8년만 무료로 쓸 수 있다. 이후부터는 월 구독료가 부과된다.


안정적 수익 창출

보편화는 시간문제

캐딜락 CT5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폴스타 2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완성차 업계가 옵션 구독 서비스에 눈독 들이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 목적도 있지만 최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이 보편화되어 옵션 구독 서비스 실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차량은 한 번 구매하면 연식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 등 신차를 사야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자유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여러 완성차 기업이 옵션 구독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기존의 슈퍼크루즈보다 넓은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자율주행 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볼보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라이드 파일럿'을 구독 서비스로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차량에 탑재된 하드웨어 값까지 모두 지불했음에도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이중으로 돈을 써야 한다는 점, 차량을 구입한 후에도 매월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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