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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10. 2022

아동 9명도 볼 수 없다? 처참한 대형 SUV 사각지대

YouTube 'NBC Washington'

그 어느 때보다 SUV 인기가 높은 요즘이다. 세단은 물론, 왜건과 MPV 수요까지 SUV가 뺏어오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중형 이상급 SUV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도로에서 안 볼 수가 없을 수준이며 풀사이즈 SUV로 일컫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도 종종 돌아다닌다.


한국지엠은 지난 6월 SUV,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 GMC를 런칭한 만큼 조만간 한국에서도 시에라, 유콘 등 풀사이즈 픽업트럭과 SUV를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풀사이즈 SUV의 본고장 미국에서 최근 대형 SUV의 전면부 사각지대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특히 어린이 교통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형 SUV 앞에 어린이

9명 앉혀도 안 보여

YouTube 'NBC Washington'
쉐보레 타호 크기 / YouTube'우파푸른하늘TV'

현지시각 8일, CarBuzz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탈'(Richard Blumenthal)'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어린이가 SUV의 사각지대에 의해 사고를 당할 위험성을 제기, 대처할 방법을 요청했다. NHTSA 감독 위원회에서 일하는 그는 SUV의 차체가 점점 커지면서 보닛 너머 어린이를 볼 수 없는 사각지대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스 프로그램 'News4 I-Team'은 지난달 30일 이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운전석에 성인 운전자를 태운 후 차량 앞에 7세 미만 어린이들을 한 명씩 일렬로 앉히며 운전석에서 어린이가 보일 때까지 인원을 늘려나갔다. 충격적이게도 어린이 9명이 한 줄로 앉았음에도 운전자는 이들 중 한 명도 발견할 수 없었으며 10명을 앉히고 나서야 머리 윗부분이 겨우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사각지대 길이는 16피트(약 4.9m)에 달해 중형 세단 한 대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대형 SUV 전면 사각지대

중형 세단보다 3배 넓어

차종별 전면부 사각지대 / WTHR
차종별 전면부 사각지대 / WTHR

미국 방송국 'WTHR'은 차종별로 전면부 사각지대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운전석에 평상시 자세로 앉았을 때의 사각지대는 파란색, 상체를 운전대 앞으로 완전히 기댔을 때의 사각지대를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평소 운전 자세 기준, 현대 준중형 SUV 투싼은 1.6미터, 포드 준대형 SUV 익스플로러는 2.6미터로 같은 SUV 중에서도 차급에 따라 전면부 사각지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비교로 토요타 중형 세단 캠리는 전면부 사각지대 길이가 1.1미터로 나타난 반면 캐딜락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는 3.1미터로 그 차이가 약 3배에 달했다. 차량의 크기와 운전석 위치 뿐만 아니라 보닛 끝부분 길이와 높이, 형상 등이 전면부 사각지대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시야 확보 조치 필요"

전방 카메라 의무화되나

대형 SUV 크기 비교 / 클리앙
대형 SUV 크기 비교 / 한국GM 블로그

NHTS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미국 내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망 사고 중 길을 걷던 어린이가 177명,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는 48명이었다. 리처드 상원위원은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한 솔루션이 있을 것이며 차량 앞 부분의 진짜 범위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NHTSA는 그의 발언에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애초에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인 만큼 운전자의 노력만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전면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차량 크기나 형상을 강제할 수도 없는 만큼 저속에서 자동으로 켜지는 전면부 카메라가 의무화될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몇 년 전 미국에서 후진 충돌 사고를 줄이기 위해 후방카메라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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