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이하 임단협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현대차나 기아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임단협이 순탄치 않게 흘러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기아의 임단협 부결에 네티즌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분노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한다. 대체 기아 노조가 어떤 요구를 했길래 이런 것일까? 이번 시간에는 기아의 임단협이 부결난 이유와 이에 대한 네티즌들,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최근 기아 노사의
임단협이 부결됐다
지난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가 임단협 재협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당초 기아 노사는 임단협에 대한 잠정협의안을 내놓았었는데, 노조 조합원의 찬반 투표에서 단협 안에 대한 찬성이 41.9%에 그치며 부결됐기 때문이다. 결국 기아 노사는 임단협 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기아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다르게 임단협 협상이 임협 안과 단협 안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둘 중 하나라도 부결되면 재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의 이번 임협 안에는 기본급 9만 8,000원. 경영성과금 200%+400만 원, 생산ㆍ판매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 브랜드 향상 격려금 150만 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해당 임협 안은 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가결된 바 있다.
평생 30% 할인을
요구하는 노조 측
문제는 사내 복지를 다루는 단협 안, 그중에서도 평생 사원증 제도의 축소에서 발생했다. 현재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평생 사원증을 지급, 차량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평생 사원증만 있다면 퇴직 이후 평생 기아 차량을 2년마다 3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기아 사측은 이번 합의안에서 차량 구매 시 할인 횟수를 2년 주기에서 3년 주기로 늘리고 평생 할인 대신 75세까지 나이를 제한하며 할인율을 30%에서 25%로 낮추는 등 평생 사원증 제도 내용을 수정했다.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이에 기아 노조 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퇴직자 평생 할인을 계속 유지하라는 것. 현재 기아 내부에서는 이번 단협 안의 부결이 노조원들 사이 노노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중이라 한다. 퇴직을 앞둔 노조원들에 젊은 세대 노조원들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사측과 재교섭 일정 등을 논의할 것이라 설명하며 노노갈등을 잠재우려 하는 중이라고 한다.
기아 노조 요구에
네티즌과 업계 분노
해당 소식을 들은 국내 네티즌들의 대다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양심도 없이 평생 해 먹겠다고?”, “해도 해도 너무하네”, “진짜 제정신인가…?”, “회사에 피해만 주고 앉아 있네”, “이러니 어디를 가도 좋은 소리 못 듣지”, “회사가 어떻든 자기네들 배만 채우면 된다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평생 30% 할인은 지나친 혜택이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한다면 2년을 타다가 중고차로 되팔아도 이득이다”라며 “현재 기아의 퇴직자들은 2년마다 차량을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들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와 같은 노조원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