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전례 없는 법안이 발효되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은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그중에서도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및 FTA 체결 국가의 핵심 원료를 적용한 차종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 국산 전기차들은 현재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는 만큼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브랜드 전기차나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부 해외 브랜드 전기차와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게 되어 판매량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최근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월 국산 전기차 미국 판매량이 IRA의 영향을 받았지만 10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1천만 원이나 비싸졌는데?
그래도 상품성 좋으면 팔려
현대 아이오닉 5는 IRA가 시행되기 전인 7, 8월에는 각각 1,984대/1,51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IRA 시행으로 대당 7,500달러(약 1,067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9월 판매량은 1,306대로 감소했으나 10월에는 1.8% 증가한 1,579대로 회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이 회복된 이유로 "아이오닉 5의 제품 경쟁력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 미국법인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60,604대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 EV6는 8월 1,716대에서 9월에는 1,440대, 10월 1,186대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5년 현지 공장 가동
3년 동안 버텨야 한다
다만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PHEV 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으며 셀토스, 포르테(K3), 쏘렌토, 니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해 EV6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호조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IRA 발효에 따라 2025년 초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수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모델의 선전이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향후 3년 동안 보조금 없이 버텨야 하는 만큼 현대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는 물론이며 추후 출시될 국산 전기차들까지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